환경친화형 기지국 속속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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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북한산 국립공원 내에 있는 식당 고향산천의 옥상에는 멋진 야자수 모양의 인조나무가 서 있다.

북한산의 수려한 풍경과 딱 어울리는 조형물이다. 하지만 가까이 가 본 사람들은 이것이 휴대폰 회사인 SK텔레콤이 세운 기지국이란 것을 알고는 깜짝 놀란다. 환경친화 안테나 등 다양한 기지국 기계들이 이 조형 나무에 숨어 있는 것이다.

삐쭉한 철탑모양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던 기지국들이 환경친화적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프랑스 등 선진국에선 이미 산림지역이든 도심지역이든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환경친화 기지국 건설이 보편화돼 있다.

나무나 선인장 모양으로 위장된 안테나나 여러가지 전자장비를 도로표지판.창틀.가로등 등에 숨기는 것 등 다양하다 (사진). 국내에서도 이같은 환경친화형 기지국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이미 50여개의 환경친화 기지국들이 설립됐다.

물론 3만여개에 달하는 전국의 기지국에 비하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는 신설 기지국의 경우 공용화하지 않는 개별기지국은 일단 모두 환경친화적으로 설립하도록 했다.

또 오는 6월 전파법을 개정해 환경친화 기지국을 설립할 경우 전파사용료를 감면해줄 계획이다. 일반 기지국에 비해 환경친화 기지국은 공사비가 약 50% 더 들기 때문이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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