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재판에선 강압 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곽 전 사장이 “자정 전에 조사가 끝났는데, 검사가 변호인을 보내고 오전 3시까지 면담을 한 적도 있었다”고 말한 것이다. 곽 전 사장은 “오전 5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죽고 싶었다. 가끔 오후에 소환하면 정말 고마웠다”며 “면담 시간엔 주로 정치인에게 돈을 준 게 있는지를 물어봤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이태관 검사는 “면담 시간엔 손님용 소파에서 가족 면회도 수시로 시켜 주고 아플 땐 의사도 불러 치료받게 했다”고 해명했다.
곽 전 사장은 이날 또 “한 전 총리와 골프용품 매장을 함께 방문해 골프채 세트를 사 줬다”고 증언했다. “한 전 총리가 여성부 장관이던 2002년 8월 골프용품 매장에 함께 가 골프채 세트를 사 줬느냐”는 검찰의 물음에 이같이 답한 것이다. 그는 “그때 매장 직원이 한 전 총리를 ‘사모님’으로 불렀다”며 “높은 분을 그렇게 부르면 안 된다고 직원을 혼내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검찰은 대한통운 서울지사에서 발행된 10만원짜리 수표 100장의 인출 기록과 이 수표가 골프용품점 계좌로 들어간 내역을 근거로 제시했다. 골프가방 등의 판매 내역 옆에 ‘한명숙’이라고 기재된 매장 장부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최선욱·이현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