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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영화 촬영지, 신혼여행 명소로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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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사후(死後)세계에서도 사랑이 싹틀 수있다는 '자귀모'.

우체통을 통해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주고 받는 이야기를 담은 '시월애'.

만남과 긴 이별,그리고 엇갈림속에 행복한 만남으로 끝을 맺는 '연풍연가'.

북에서 내려온 첩보원과 남쪽의 수사요원이 펼치는 사랑과 첩보전의 스릴러 '쉬리'.

잘 알려진 영화들이다. 크나 큰 엄마 품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한라산.그 너른 품에는 여인의 가슴처럼 봉긋 솟은 3백60여개의 오름이 안겨 있다.넓은 초원에는 조랑말이 뛰놀고 바닷가에는 쉴새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내맡긴 기암괴석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어딜가나 아름다움과 처절함이 묻어나는 제주의 사계(四季)는 1990년대 들어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그 뒤를 이어 ‘영화속 주인공’이 되기 위한 신혼부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귀모

진채별(김희선)이 칸토라테스(이성재)와 함께 저승사자를 피해 제주를

찾아 어머니를 만난 섭지코지. 말이 뛰노는 초원 뒤편으로 성산 일출봉과 우도봉이 바다위에 우뚝 솟아있다.칸토라테스가 걸터앉았던 흰색 등대 옆의 바위는 실루엣으로 처리되면서 신비를 자아내게 하고 그 아래 바닷가는 때묻지 않은 바위들이 태고의 모습을 간직한 채 서있다.

'섭지' 는 협지(狹地)라는 한자에서 변화됐고, '코지' 는 툭 튀어나온 땅(곶)을 뜻하는 제주도 방언.

제주 동부 성산읍 고성리와 신양리가 마주하고 있는 경계지점에서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 있는 섭지코지는 나무 한 그루없는 초원이다.입구에서 주차장이 있는 섭지코지 끄트머리까지 2㎞는 제주의 숨은 비경으로 소문나 있으며 주차장에서 5분정도 오르면 봉수대가 있다.

그 너머에 피어있는 노란 유채가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해안을 끼고 형성된 해안절경은 바닷가까지 내려가 보면 많은 영화의 무대가 된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연풍연가

느낌이 있는 풍경속에서 시작된 4박5일간의 짧은 만남, 그리고 긴 이별 속에서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이 전편에 걸쳐 화면을 장식한 영화다.

관광가이드인 영서(고소영)와 여행객 태희(장동건)가 산굼부리(천연기념물 제263호) 안을 둘러보면서 어색한 모습으로 여행이 시작된다.아부오름은 영서의 첫키스에 대한 추억이 간직된 곳이다.태희와 영서의 사랑이 이뤄지는 결정적인 장소다.99개의 크고 작은 완만한 봉우리로 이루어진 송악산에서는 서로의 애인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리고 해안도로를 달려 찾아간 종달리 바닷가와 도깨비도로 등지에서 사랑이 무르익고 한반도의 최남단 마라도에서 일출을 맞으며 키스를 한다.

이밖에 신양해수욕장 ·강정포구와 삼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송당목장의 숲길도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갖을 수 있는 조용한 관광지다.

#시월애와 쉬리

석모도 아름다운 갯벌에 지어진 그림같은 집 ‘일 마레’를 배경으로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나누는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시월애(時越愛).

제주에서는 성산포 앞바다에 있는 우도가 촬영 현장이다.우도 10경중 하나로 손꼽히는 산호사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해변이 눈을 끌고 은주(전지현)의 집으로 이용된 민박집 심심도방이 있다.

그리고 우도 북쪽에 있는 무인섬앞 잔디 들판에 전지현을 위해 성현(이정재)가 집을 지으려던 집터가 있다.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쉬리는 중문단지 신라호텔 정원 끝에 자리잡은 쉬리벤치가 유명하다. 명성과 달리 두 개의 벤치와 바다 소나무 3그루가 덩그라니 놓여있지만 주제곡 ‘When I dream’이 귓가에 맴돌면서 영화의 이미지가 중문 앞바다를 가득 메운다.

◇신영영화박물관

영화배우 신영균씨가 영화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담아 20년간의 준비끝에 1999년 개관한 국내 최초의 영화박물관(제주도 남제주군 남원읍 남원리 ·064-764-7777)이다.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지어진 박물관에는 스타들을 기리는 명예의 전당,1백년 세계영화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영화역사관 등이 자리잡고 있다.

명예의 전당에는 나운규에서 한석규에 이르기까지 한국 영화를 이끌어 온 배우 1백50여명의 포스터를 만나고 신씨의 대표작인 ‘빨간 마후라’의 영상 장면들과 공중 전투 장면이 디오라마 기법으로 펼쳐진다.

임권택 ·남궁원 ·김지미 등 한국 영화 발전에 지대한 공헌한 영화인들의 두상과 그들의 소장품을 전시한 한국 영화 코너가 있고 영화속 키스신 명장면들만 모아 1백20인치 대형 스크린으로 상영하는 코너도 있다.

이밖에 정보검색코너,영화 체험실의 생생한 체험 공간과 캐릭터 샵·스낵 코너·야외 카페 등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특히 큰엉에서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바닷가 절벽을 끼고 조성돼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관람료는 2천(어린이)∼4천원(어른)이다.

◇여행상품=제주 전문여행사인 대장정여행사(02-3481-4242) (http://www.djj.co.kr)와 제주동양렌트카(064-711-8288)는 공동으로 '시네마 허니문' 상품을 마련했다.

신혼부부가 영화속의 주인공처럼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둘만의 밀어를 나눌 수 있다.드라이브 중간에 애틋한 사랑이 담긴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도록 영화의 배경지를 담은 지도를 제공한다.

월 ·화요일 저녁에는 저녁식사와 함께 아름다운 영상이 흐르는 허니문 필름 페스티벌을 열고 영화속 배경처럼 스틸사진을 촬영해 오면 제주의 영화 촬영지를 배경으로 한 CD롬에 스틸사진을 넣어 준다.

상품가격은 이색숙소(3박) ·조식 ·렌터카 ·승마 무료 이용권 2매,여행자 보험을 포함해 1인당 25만원이다.

신라 ·롯데 ·하얏트 등 특급호텔에서 묵을 경우 조건은 같으며 1인당 가격은 45만(2박3일)∼56만원(3박4일)이다.항공료는 각자 부담하며 항공권 예약을 대행해준다.

글 ·사진=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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