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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전 대통령 동생이 사면 로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말 사면파동이 점입가경이다.

클린턴의 처남인 휴 로댐(50)변호사가 21일 사면과 감형 로비스트로 활동한 대가로 40만달러(약 5억원)를 받은 사실이 드러난 지 하루 만인 22일 클린턴의 이복동생인 로저 클린턴도 사면 로비를 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는 23일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로저가 클린턴과 개인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아는 10명을 사면해 달라는 로비를 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은 로저의 요청을 거부했고 로저도 로비 대가로 돈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의회 조사관들은 "로저가 이번에 사면받은 마약거래상 카를로스 비그날리에게서 3만달러를 받고, 1983년 야생동물 불법 운송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필립 영에게서 1만5천달러를 받았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 고 말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의회 조사단은 로저의 로비자금 수수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그뿐 아니라 검찰도 클린턴의 사면혐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클린턴이 임기 직전 사면해준 금융 재벌 마크 리치(66)사면 의혹 사건을 조사 중인 뉴욕 연방검찰국의 매리 조 화이트 검사는 새로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 중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힐러리 상원의원의 선거운동본부 재무담당자를 역임한 뉴욕의 윌리엄 커닝햄 변호사도 클린턴이 백악관을 떠나기 1주일 전인 지난달 13일 두 범법자의 사면사건을 자신이 맡았다고 이날 AP통신 회견을 통해 고백했다.

커닝햄은 당초 이 사건이 클린턴 행정부에서 비서실 차장을 지내던 해럴드 이키스에게 맡겨졌으나 그가 백악관에 있기 때문에 사건을 맡을 수 없어 자신이 대신 수임했다고 공개했다.

커닝햄은 1980년대 탈세를 저지른 로버트 클린턴 페인과 제임스 로웰 매닝 등 두 범법자의 사면을 위해 사면신청서를 작성해 법무부에 제출하고 그 대가로 4천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힐러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남편이 사면한 과정을 알지 못하며 관여한 적이 없다" 고 해명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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