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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10시간] 박효신 "노래로만 평가받고 싶어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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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스무살. 올해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과에 입학하는 새내기 대학생이다.

지난해 초 첫 앨범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그. 어느새 신인이라고 부를 수 없는, 주요한 남자 가수의 하나로 자리를 굳혔다.

화려한 댄스 가수도 아니고, TV에서 거의 매일 '장기' 를 선보이는 엔터테이너형 가수도 아닌, 오직 노래로 승부하는 가수의 전형인 그가 불과 1년만에 이처럼 굳게 자리잡게 된 배경은 뭘까.

우선 댄스 가수 혹은 뮤직비디오형 발라드 가수 일색인 우리 대중음악계의 척박함부터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노래 자체로 승부하는 젊은 가수가 그만큼 드물다는 이야기다.

박효신이 구사하는 음악이 리듬앤블루스에 기반한 호소력 짙은 소울풍이라는 이야기도 해야 한다. 박정현.박화요비 등 여자 가수 가운데는 R&B를 구사하는 이들이 제법 있지만, 젊은 남자 가수는 드물 뿐더러 소울을 구사하는 이는 더구나 없으니 그가 단연 돋보인다.

발라드의 조성모, 댄스의 유승준 등 20대 남자 가수들 사이에서 그가 차지하는 영역은 그만큼 독특하고 넓다.

TV에도 잘 나가지 않는 그가 기록한 1집 판매량은 45만장. 상당한 판매량일뿐더러 순전히 노래로 승부한 결과여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최근 2집 '세컨드 스토리' 를 출반했다. 윤상이 제작을 총괄했으며 김동률.유희열.김현철.조규찬 등 쟁쟁한 젊은 실력파 뮤지션들이 곡을 만들고 제작을 도왔다.

타이틀곡은 '먼곳에서' . 1집 '바보' 의 뒤를 잇는 호소력 짙은 서정적인 노래다.

'동경' 역시 라디오 전파를 많이 타고 있으며 신나는 펑키 리듬의 '쇼 유어 러브' 는 그의 또다른 매력을 맛볼 수 있는 노래다.

독특한 저음이 돋보이는 신인 여가수 전소영과 함께 부른 '변심' 도 멋지다.

그를 이야기할 때 많은 이들이 한국 가수로는 임재범, 팝가수로는 미국의 마이클 볼튼을 거론한다. 두텁고 허스키한 음색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과 저를 자꾸 비교하면 짜증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 분들이 노래를 못하는 분들이라면 싫겠지만 노래라면 최고로 꼽히는 분들이잖아요. 그들의 장점을 받아들여 저만의 특징을 더욱 발전시켜 조화시키면 더 좋은 노래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그의 목소리는 인상적이다. 그의 노래를 한번 들으면 목소리를 좀처럼 잊을 수 없다.

두텁고 허스키하면서도 투명한 면이 있어, 전체적으로 탁색인 임재범 등의 그것과 비교된다.

비슷한 체격의 남자보다 목둘레가 두 사이즈 정도 큰 와이셔츠를 입을 정도로 두꺼운 그의 목을 보며 '타고난 목소리' 라는 말을 생각했다.

"변성기 이전과 이후 목소리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라, 지나고 보니 변성기였구나, 라고 생각했을 정도니까요. 다만 허스키함을 더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했어요. "

그는 인천에서 어머니.형과 함께 산다. 가슴 아픈 성장사를 가지고 있는 그는 굳이 숨기지도 않지만 자세히 말하려 하지도 않았다.

노래는 중 3때 시작했다. 부천 동중학교 시절 내성적인 그의 등을 친구들이 떠밀어 나간 학교 축제에서 박승화의 '넌 웃을 수 있었니' 를 불러 대상을 차지하면서부터다.

이후 크고 작은 가요제에 나가 연달아 대상을 거머쥐었다. 주로 부른 노래는 이기찬의 '플리스' . 고2때 "나는 노래로 승부해야겠다" 는 생각을 했다. 이후 몇몇 기획사를 거쳐 지금의 소속사인 신촌뮤직에 자리잡고 데뷔했다.

"소울과 리듬앤블루스를 제 무기로 삼은 것은 스스로 갈고 닦은 기교로 자신의 느낌을 노래로 표현하는 데 그 장르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박효신은 "감정 표현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 며 "어느 한순간 완벽해지기 보다 조금씩 조금씩 발전해 끊임없이 나아지는 가수가 되고 싶다" 고 말했다.

글〓최재희,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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