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요금 파괴’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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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휴대전화 시장에 ‘가격 파괴’ 전쟁을 선언했다. SK텔레콤이 1일 음성통화 요금 기준으로 ‘초당 과금제’ 시행에 들어간 데 대해 KT가 ‘유·무선 가입자 간 무제한 통화 요금제’를 내놓는 등 요금 인하 경쟁의 맞불을 놨다. 통합LG텔레콤도 종전보다 최대 40% 싼 무선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였다.

KT는 이달부터 월 기본료 9만7000원만 내면 유·무선 가입자에게 거는 모든 통화를 무료로 이용하는 ‘쇼(SHOW) 무료 2000’ 요금제를 1일 출시했다. 여기에 가입하면 휴대전화로 KT의 휴대전화·유선전화·인터넷전화에 통화 요금 부담 없이 전화를 걸 수 있다. 강국현 상무는 “경쟁사 유·무선 전화로 통화할 때도 2000분(33시간20분)을 무료로 쓸 수 있어 사실상 국내 첫 무제한 통화 요금제”라고 자평했다. 자영업자 등 통화량이 평균 이상인 가입자들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 이 회사는 또 월 기본료 9만5000원으로 유·무선 가입자 간(망 내) 통화를 마음대로 하고, 무선데이터도 3기가바이트(GB)까지 쓸 수 있는 ‘쇼 아이-프리미엄’ 요금제를 선보였다. 여기다 기존 요금제를 그대로 두고 자주 통화하는 KT의 가입자를 10명까지 선정하면 50%까지 통화료를 깎아주는 ‘완소친’ 할인제도 도입했다. 진병권 홍보과장은 “무선데이터를 1GB 이내로 쓰는 것이 보통이라 3GB는 사실상 무제한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완소친 할인제는 가입자가 추가 비용이나 별도 증빙서류가 필요 없을 정도로 신청 절차가 간략하다.

통합LG텔레콤은 인기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오즈(OZ)’의 새 요금제를 내놨다. ‘OZ 스마트 요금제’로 선보인 이 서비스는 일반 휴대전화든 스마트폰이든 음성통화와 문자 메시지는 물론 메신저·e-메일과 무선인터넷까지 싸게 이용할 수 있다. 월 기본료 3만5000~9만5000원(용량별 6종)을 내면 모든 이동통신 서비스를 종전에 개별 상품을 이용할 때보다 40%까지 싸게 쓸 수 있다. 가령 ‘OZ 스마트 75’(기본료 7만5000원)에 가입하면 음성 600분과 메시지 400건, 데이터 2GB에다 월 통화료에서 1만5000원 할인 혜택과 약정 기간에 따라 단말기 보조금까지 받는다. 김상수 홍보부장은 “기존 표준 요금제로 이들 서비스를 각각 이용하는 경우(11만3700원)보다 5만3700원 싸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이달부터 휴대전화의 음성통화료 기준 단위를 10초(18원)에서 1초(1.8원)로 잘게 나누어 부과한다. 따라서 11초 동안 통화할 경우 종전 36원이던 요금이 이달부터 19.8원으로 내려간다. 초당 과금제는 영상통화·선불통화는 물론 유·무선 연동 서비스(FMS)인 ‘T존’에도 도입됐다. 다만 초당 요금은 서비스에 따라 달라 영상통화 3원(종전 10초당 30원), 선불통화 4.8원(48원), T존 1.3원(13원)이다. 고창국 홍보팀장은 “2500여 만 고객에게 별도 가입 절차 부담을 주지 않고 일괄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원호·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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