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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 이색 음주단속 캠페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음주운전을 하지 않으면 1만원짜리 무료 쿠퐁을 드립니다."

시민단체 구미녹색교통이 이색 음주운전 줄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구미녹색교통은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구미경찰서의 음주운전 단속현장 2곳에서 매일밤 음주하지 않은 운전자에게 1만원짜리 쿠퐁을 전달, '짜증단속' 을 즐거운 단속으로 바꿔가고 있다.

쿠퐁에는 구미지역에서 난방유 1드럼을 사면 5천원을 깍아주는 할인권과 3천원짜리 화장지 교환권,택시요금 1천원 할인권,시내버스 무료승차권 등 5장이 한꺼번에 인쇄돼 있다.

구미녹색교통은 지역업체의 협찬을 받아 쿠퐁 5천매를 발행,8일까지 2천여매를 전달했다.

회사원 金모(35 ·구미시 원평동)씨는 "쿠퐁이 있는 음주운전 단속은 길이 막혀도 짜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단체가 이런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은 구미시가 전국에서 음주운전 사고율(인명 피해가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 중 음주운전 사고비율)최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기 때문.

구미의 음주운전 사고율은 1999년의 경우 전국평균 8.6%의 1.6배 수준인 13.4%.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구미시 음주운전 사망자 수는 2백74명에 달할 정도다.

구미녹색교통 이미진(李美眞·29)간사는 “음주운전이 많은 것은 회식이 잦은 공단도시인 데다 음식점이 대부분 집에서 5분 거리인 점 때문으로 보인다”며 “단속시 체증 등 비음주운전자들에게 끼치는 불편을 보상하고 이들을 격려하는 방법으로 쿠퐁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李간사는 "정상운전자들은 벌써부터 쿠퐁을 얻기 위해 단속지역으로 스스로 들어올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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