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10000m 행운의 금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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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단거리에 이어 장거리에서도 세계 최강에 등극했다.

이승훈(한국체대)은 24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12분58초55의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4일 남자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단 메달 레이스의 스타트를 끊은 이승훈은 이로써 2개의 메달을 움켜쥐었다. 또 한국은 단거리인 500m에서 모태범이 금메달을 따낸데 이어 장거리인 1만m에서 이승훈이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단·장거리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5000m에서 이승훈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던 스벤 크라머(네덜란드)는 1만m에서 12분54초50로 이승훈보다 빨랐지만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규정을 어겨 실격됐다.
5조에서 반데키프(네덜란드)와 레이스를 펼친 이승훈은 첫 바퀴부터 랩타임을 단축하며 역주를 이어갔고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는 상대선수를 한바퀴나 추월했다.

지난해 7월부터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은 지금까지 공식 경기에서 1만m를 단 두 차례 뛰었다. 지난해 12월 24일 치러진 전국남녀 종합빙상선수권에서 14분1초64를 기록했고 지난달 10일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린 2010 아시아선수권에서는 13분21초04의 아시아 및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밴쿠버=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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