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CEO, 멘토를 만나다] 웹서비스 벤처기업 창업한 김승연·민병찬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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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오른쪽)민병찬군이 학교학부모 의사소통 프로그램 ‘CHASM’을 SK커뮤니케이션즈 서영규 상무에게 선보이고 있다. [황정옥 기자]

기업가 정신을 배우는 청소년 CEO열전, 두 번째 주인공은 선린인터넷고 김승연(18)·민병찬(19)군이다. 이들은 지난 18일 SK커뮤니케이션즈를 찾아 멘토로 나선 서비스 최고 책임자(CSO) 서영규 상무와 만났다. 웹서비스를 하는 벤처기업 ‘SUNRISER’를 창업한 이들은 시장에 상품을 내놓기 직전, 난관에 부딪혀 있다.

글=박정식·정현진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IT 개발 기술보다 감성으로 접근 해야

김군과 민군은 서 상무를 만나자마자 노트북을 펼쳤다. 자신들이 개발한 ‘CHASM(Com-munication Helper Among School Members)’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 김군은 “네이트온처럼 접속을 자동 확인해 교사와 학생·학부모 간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프로그램”이라며 “학교 홈페이지가 내용 확인 절차가 번거로워 활용성이 낮은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서 상무는 “CHASM이라는 제품명을 들은 사람들의 첫 반응은 아마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아닐까요?”라고 반문한 뒤 “사용자의 편리함을 위해 소비자가 제품을 처음 만나는 순간의 느낌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품의 특징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제품명인데, 그것이 어렵게 느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해결책으로 “기술적 접근이 아닌 감성적 개발”을 주문했다. 기술적·기능적 완성도보다는 사람들이 가려워하는 부분을 적절히 긁어주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개발 과정에서 사용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김군이 되물었다. 서 상무는 “학부모·교사 중 표본을 선정해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시험하라”고 제안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 제품을 고민하는 것입니다. 정교한 기술이 아니라 사용자를 배려하는 감성에서 나올 수밖에 없죠.”

개발자에서 벗어나 경영자 시각 길러야

김군은 “비용과 마케팅 등 방향을 못 잡은 문제가 많다”며 고민을 꺼냈다. 서 상무는 예상 시장 규모를 물었다. “서울시내 1000여 개 학교가 대상”이라는 민군의 대답에 그는 “전국에 학교가 몇 개죠? 초·중·고 중 어디를 시장으로 삼고 있죠?”라며 질문을 이어갔다. “거기까진 생각 못했다”고 대답하자 “개발자 입장에서만 사업을 보기 때문”이라며 “경영자 관점에서 사업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로그램 개발에 급급해 창업 이후에 필요한 전략·전술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개발자 중심 벤처기업들이 제품 출시 때 흔히 겪는 어려움”이라며 “제품은 만들었는데 어디에, 어떻게 팔지 모르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서 상무는 “지금부터가 위기이자 기회”라며 “지금이라도 재무·마케팅·영업 분야 인재를 모아 조직을 갖춰 논의한다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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