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 5만원권 때문에 살림 팍팍해진 조폐공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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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지난해 발행된 5만원권 탓에 한국조폐공사의 살림이 궁핍해졌다. 은행권 지폐와 자기앞수표 발행 물량이 확 줄어들어 ‘돈 찍어 돈 버는’ 조폐공사의 수입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전용학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지난해 5만원권 발행으로 인해 올해 조폐공사가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야 할 만큼 경영실적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고 우려했다. 그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연간 10억 장 수준을 유지하던 은행권 사업이 올해에는 (발주 물량이) 절반 수준인 5억 장으로 대폭 줄고 은행권 못지않게 사업 비중이 크던 수표 사업마저 30% 가까이 감소했다”며 “근본적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만년 적자 공기업으로 전락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행과의 발권량 및 단가 협상에서) 조폐공사는 8억 장 이상을 요구했지만 한은도 창고에 1만원권이 10억 장 쌓여 있을 정도라고 해 관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이 작년에 5만원권 시제품을 만들 때 지폐 커팅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생겨 비용이 늘어났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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