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경기장 대신 디스코텍 간 ‘쿨 러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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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1988년 캘거리(캐나다) 겨울올림픽. 당시 노랑-초록-검정 3색 경기복을 입은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은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경기 도중 썰매가 뒤집혀 완주에는 실패했지만 포기 대신 결승선을 걸어서 통과해 감동을 불러왔던 얘기는 93년 영화 ‘쿨 러닝’으로 제작돼 인기몰이를 했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은 92년 알베르빌, 94년 릴레함메르까지 올림픽에 개근하며 인기를 이어갔지만 원년 멤버들이 은퇴하면서 올림픽 무대에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2010년 밴쿠버. 22년 만에 캐나다에서 다시 열린 올림픽에 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들이 나타난 곳은 봅슬레이 트랙이 아닌 디스코텍이다.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앤드메일’은 21일(한국시간)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이 (밴쿠버 올림픽)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렇다고 ‘오륜(five-ringed)’의 즐거움까지 버리진 않았다”며 “(선수들이) 대회 기간 중 (봅슬레이 경기가 열리는) 휘슬러의 디스코텍이 주최하는 파티에 출연한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들을 불러온 디스코텍은 대회 기간 내내 가게를 자메이카풍으로 꾸미고 자메이카산 주류 등을 판매한다. 또 ‘원조 쿨 러닝’인 88년 올림픽 멤버 크리스 스톡스, 데본 해리스를 비롯해 이번 올림픽의 유일한 자메이카 출전 선수인 에롤 커(스키 크로스)도 불렀다. 스톡스는 자메이카 선수단 임원 자격으로 이번 올림픽에 참가했다.

  밴쿠버=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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