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유엔 평화유지군 임진형·이현옥 대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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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西)사하라의 모로코 관할지역인 스마라에서 뜻밖에 한국인을 만났다. 군의관 임진형 대위(33.오른쪽)와 간호장교 이현옥 대위(30)가 그들이다.

두 사람은 유엔 서사하라평화유지군(MINURSO)산하 한국군 의료진(KMU.Korea Medical Unit)의 일원으로 라윤에 본부를 둔 유엔군 28개국 2백여명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라윤은 스마라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다.

평화유지군은 몇십명씩 조를 짜 2주씩 스마라.오사드 등 서사하라 주요 도시들을 돌고 있다.

이들도 이같은 파견근무 원칙에 따라 지난주부터 스마라에서 의료활동을 하고 있다. 라윤에는 이들 외에도 한국군 군의관 6명.간호장교 4명.행정장교 6명 등이 근무하고 있다.

"어차피 해야 할 군대 생활,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어서 아프리카 근무를 자원했습니다."

이들의 서사하라 의무복무 기간은 6개월. 지난해 10월 배치됐으니 절반 가량 지났다. 처음엔 시차.음식 적응이 문제였으나 이제는 고향 사람들이 그리운 '사람차(差)' 에 시달린다.

두 사람의 안내로 찾은 막사 안의 네 벽은 전임자들이 향수를 달래기 위해 한줄씩 보탠 낙서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한국군 의료진들의 역사가 길다보니 인구 4만5천여명의 스마라 주민들은 한국인 하면 으레 의사를 떠올릴 정도가 됐다.

"한국에 돌아가면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떠들썩하게 놀아보고 싶다" 는 이대위는 "외국인들 속에 섞여 스스로를 돌아보고 한국의 위치도 확인해 볼 수 있어 뿌듯하다" 고 말했다.

임대위도 "지난 3개월간 고국 생각이 절실했지만 보람도 많았다. 이곳 근무를 택한 걸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는 말을 보탰다.

군경력은 이대위가 선배지만 서로 오누이처럼 말을 터놓고 지낸다'는 이들은 랠리 출전 차량 도착시간에 맞춰 응원나가기 위해 유엔군 막사를 나섰다'. 한편 파리~다카르 랠리는 오는 21일까지 계속된다.

스마라(모로코)〓신준봉,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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