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장재식의원 이적 성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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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은 10일 "장재식 의원 2차 임대극은 이미 대통령이 체면이고 국민 비난이고 개의치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權哲賢 대변인)라고 반발했다.

權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하지 말라면 더 해버리는 김대중 대통령 특유의 오기와 객기를 부린 것" "국정쇄신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루 앞두고 이런 일을 하는 대통령의 정신상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고 거친 표현을 동원해 공격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0일 오전 수원 경기도지부에서 열린 규탄대회에 참석 중 민주당 張의원의 자민련 이적 사실을 보고받았다. "하도 어이가 없었던지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더라" 고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은 전했다.

李총재는 연설에서 "우리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야당을 탄압하려는 어마어마한 음모 앞에 서 있다" 고 강조했다.

李총재는 "지난 세월 살아남기 위해 가시밭길을 걸어왔는데 이제 보니 끝이 아니다" 면서 "국민과 함께 정치적 음모를 확실히 분쇄하겠다" 고 다짐했다.

당내 '국가위기비상대책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순봉(河舜鳳)부총재도 "살아가면서 필요하면 쌀도 빌려주고 자동차도 빌려주지만 국회의원을 빌려주는 나라는 세상에 김대중 정권밖에 없다.

의원 암거래로 장기집권을 하겠다는 저의가 드러났다" 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의원 추가 이적과 자민련 교섭단체 등록은 단순히 DJP공조 복원에 따른 후속조치가 아니다" 면서 "정계개편을 향한 보다 큰 시나리오의 일환" 이라고 주장했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 "金대통령이 여론의 비난을 뻔히 예상하면서 두번씩이나 의원을 빌려준 것은 그만큼 강하게 집착하는 다른 목표가 있기 때문" 이라며 공동정권의 '후속조치' 를 주목했다.

이와 관련, 李총재는 최근 "한나라당 일부를 떼내 군소정당에 묶어서 또 하나의 위성(衛星)당을 만들어 한나라당을 포위하겠다는 것" 이라며 "(여권은)위성정당 창당을 위해 우리 의원들에 대한 끝없는 회유.협박 공작을 벌일 것" 이라고 주장했다.

설 연휴를 전후해 李총재는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 빼내기' 와 비자금 정국에 대해 집중적으로 거론하기로 했다.

한편 정창화(鄭昌和)총무는 "자민련이 인위적으로 교섭단체가 됐지만 우리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 고 말했다. "여야 총무회담시 자민련측을 공식 파트너로 인정치 않을 것" 이라고 예고했다.

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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