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빛고을카드' 빛바랠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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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광주시가 올해 시민생활 편의 증대를 위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디지털 빛고을카드 사업' 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일정 금액이 입력된 IC칩을 일반 신용카드에 부착, 카드 한 장으로 ▶대중교통 요금 지불▶무인 자동발급기를 통한 민원서류 발급▶공연.숙박.체육.위락시설의 예약 및 요금 결제 등을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중교통 요금을 디지털 카드로 내기 위해선 시내버스와 택시에 대당 1백40만원이나 되는 카드 판독기를 갖춰야 한다.

시내버스 9백87대와 택시 7천7백14대 전체에 설치하자면 무려 1백23억여원이 든다.

시내버스.택시 업체들은 수익금이 명확히 드러나는 등의 이유로 카드 도입을 달가와 하지 않고 있다.

또 신용카드회사나 은행이 투자비용 회수가 불투명한 이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나설지 의문이다.

무인 민원서류 발급기를 시내 곳곳에 설치, 디지털 카드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각종 민원서류를 떼게 한다는 것도 현실성이 적다.

발급기의 가격이 한대에 2천여만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구청들이 다음달부터 시범 운영할 이 기기는 전산망이 구축되더라도 토지대장.임야대장.개별공시지가 확인원.자동차 등록원부의 4가지만 발급할 수 있다.

한편 부산.춘천.원주 등에서 시내버스 요금의 카드 결제를 시범 실시하고 있으나 가맹 업체가 달라 지역간 카드 호환이 이뤄지지 않고 주민들이 이용도 적은 형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버스업체들과 카드 판독기 설치 문제를 협의 중이며 주관 은행.신용카드회사를 모집하고 있다" 고 밝혔다.

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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