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親부시 '양제츠' 주미대사에 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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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국 정부가 미국의 민주.공화간 정권교체를 계기로 새로운 주미 대사를 지난 27일 임명했다.

외교부 부부장(차관)으로 일해온 양제츠(楊潔.51.사진). 외교부 내에서 북미와 대양주. 남미를 전담하는 부부장으로 일해 왔다. 그는 상하이(上海)출신 정통외교관이다.

楊부부장의 주미 중국대사 임명을 놓고 LA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과 국제외교가에서는 중.미관계가 예상만큼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전망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비해 친대만 성향을 보여온 공화당이 집권할 경우 중.미 관계가 껄끄러워질 것이라는 분석과는 다소 궤를 달리한다.

楊부부장이 부시가(家)와 맺고 있는 특수 관계가 자칫 불편해지기 쉬운 양국관계에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중국 전문가들은 楊신임대사가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자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老朋友)라고 말한다.

그는 1970년대 부시 전 대통령이 베이징 연락사무소장(대사) 근무를 마치고 티베트를 여행할 때 통역을 맡았다. 당시 楊은 런던 정경대학(LSE)에 유학 중인 23세의 청년이었다.

당시 여행엔 국무장관을 지낸 제임스 베이커와 주중 미국대사를 지낸 제임스 릴리가 동행했으며 이들 공화당 인맥은 당시 楊과 깊은 우정을 쌓았다고 한다.

그는 부시가 대통령이 된 뒤 89년 천안문(天安門)사태 때를 비롯해 민감한 현안이 생길 때마다 막후 채널역을 맡았다. 92년 楊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부시는 그를 극진히 환대했다고 한다.

이번에 중국 정부가 楊부부장을 주미대사로 낙점한 것은 '관시(關係)' 를 이용해 미국과 원만한 외교 관계를 유지하려는 고위층의 의도라는 것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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