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업 "비싼 전용선 대신 ADSL"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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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최근 8명의 직원을 채용, 소규모 사업을 시작한 박용성(35)사장은 창업과 동시에 초고속인터넷(ADSL)멀티 IP를 신청했다.

박사장은 "여러명이 한 회선을 쓰다 보니 일반 ADSL보다 속도가 떨어지는 감도 있지만 전용선보다 비용이 60%나 싸서 경제적" 이라고 말했다.

일정한 속도가 보장되고 사용요금이 비싼 인터넷 전용선 대신 초고속 인터넷을 쓰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통신비를 조금이라도 아껴보려는 알뜰 작전이다.

중소기업과 막 창업한 소규모 벤처.대형 약국.솔루션 업체 등이 전용선보다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많이 찾는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업체들도 약간의 돈만 더 내면 여러명이 인터넷 한 회선을 함께 쓸 수 있는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전에는 여러 명의 직원이 초고속 인터넷을 한꺼번에 쓰기 위해 불법으로 허브와 랜카드.소프트웨어 등을 설치하는 경우가 있었다.

두루넷 사무용 서비스의 경우 지난 9월부터 가입자가 한달에 1천~2천명 꼴로 늘고 있다. 두루넷은 PC 3대를 기준으로 설치비 10만원에 월 이용료 11만3천9백원 정도를 받고 있다.

IP(사용자)가 하나 추가될 때마다 한달에 2만원씩 더 내야 한다.

두루넷의 한대성 팀장은 "케이블 방식이라 같은 장비를 쓰는 사용자가 많을수록 속도와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요금이 싸서 가입자가 늘고 있다" 고 말했다.

한국통신의 ADSL 멀티IP도 불황을 맞아 가입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한달에 3백여건씩 들어오던 가입 신청이 최근 5백여건으로 늘었다.

한통의 박형출 ADSL 사업부장은 "인터넷의 안정성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기업들이 전용선 대신 ADSL 멀티 IP를 신청한다" 고 말했다.

한통 메가패스 멀티IP는 IP 5개가 기본에 추가로 8개까지 한 회선으로 신청할 수 있다.

월 사용료는 18만원 정도. 5백12Kbps의 속도를 내는 전용선이 최소 50만원정도 하는 것에 비하면 매력적인 가격이다.

하나로통신 서비스개발팀의 김동균 대리는 "초고속인터넷 멀티IP상품은 IP가 추가될 때마다 돈을 더 내야 하는 만큼 직원수가 많을 때는 전용선을 쓰는 것이 유리하다" 고 말한다.

신청 기업을 위해 따로 인터넷 선을 깔아주고 애프터서비스를 해 주는 것도 전용선의 이점이다.

한통 박부장은 "직원수, 안정적인 서비스가 필요한지, 요금은 어느 정도 부담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자신의 회사에 알맞는 서비스를 골라야 한다" 고 조언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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