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트럭도 리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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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자동차노조(UWA) 조합원들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도요타가 캘리포니아의 일자리를 없앤다’고 쓰인 플래카드 앞에서 연설을 듣고 있다. 도요타는 프리몬트 공장을 폐쇄할 방침이다. [프리몬트 로이터=연합뉴스]

도요타자동차의 리콜이 꼬리를 물고 있다. 불신이 커지면서 한국에서도 중고 도요타 차 가격이 한 달 새 300만~500만원 하락했다. 도요타는 논란이 되고 있는 전자제어 시스템 결함 여부에 대해 외부 전문가가 참가하는 공개 조사를 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1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2010년형 타코마 픽업 트럭 8000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앞쪽 프로펠러 축에서 균열이 생겨, 차량이 제대로 제어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같은 부품을 쓴 포드와 닛산 차량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미국 자동차정보업체인 에드먼즈닷컴은 이번 리콜 사태로 도요타의 올해 미국 시장 점유율이 1%포인트 이상 떨어지면 2위에서 3위로 밀려날 것으로 전망했다. 1위는 제너럴모터스(GM), 2위는 포드로 예상했다. 또 한국의 중고차 온라인사이트인 SK엔카에 따르면 렉서스 ES350 2009년형 차값은 지난달 중순 5300만원에서 15일 5000만원으로 하락했다. 2007년형은 같은 기간 4300만원에서 3800만원으로 내렸다.

리콜 파문은 차량 안전의 뇌관인 전자제어장치로 확대되고 있다. 도요타는 미 의회에 ‘전자제어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는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논란이 계속되자 도요타는 전자제어 시스템에 대한 재조사 방침을 굳혔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조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에 조사를 위탁하고, NHTSA도 참여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시스템’이라고 주장해 온 도요타로선 치욕이지만, 신뢰 회복을 위한 최후의 카드를 꺼낸 것이다.

판매 급감을 막기 위한 조치도 검토되고 있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엔진 등 핵심 부품의 무상 보증수리 기간을 10년, 10만 마일(16만㎞)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와 같은 수준이다. 또 도요타 차를 사면 추가로 1000달러 할인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만신창이가 됐지만 도요타 차의 저력이 여전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의 시카고 트리뷴은 21일까지 열리는 ‘2010년 시카고 오토쇼’에서 꼭 챙겨봐야 할 ‘베스트 11’에 도요타 차인 ‘도요타 FT-CH’를 포함시켰다. 일본 메이커인 혼다의 ‘혼다 CR-Z’도 베스트 11에 들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서울=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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