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밴쿠버] 그루지야 선수 훈련 중 튕겨나가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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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지는 썰매를 타고 U자형 홈으로 이루어진 얼음주로를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종목이다. 최고 속도는 무려 150㎞에 이른다. 특히 사고가 난 휘슬러 슬라이딩 센터는 최고 시속 156㎞가 나오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코스로 설계됐다. 루지는 봅슬레이·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 중에서도 최고 속도를 자랑한다. 봅슬레이의 최고 속도가 시속 143㎞, 앞을 보고 엎드려서 타는 스켈레톤이 시속 13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무척 빠른 속도다.

그러나 짜릿한 스피드에는 대가가 따른다. 루지는 진행 방향과 반대로 누워 경기를 진행하는 데다 속도가 빨라 위험도가 상당히 높다. 쿠마리타시빌리가 결승선 직전인 16번 커브를 돌다 원심력을 이기지 못해 썰매에서 튕겨져 나갈 당시 그의 속도는 144㎞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고 소식을 접한 국제루지연맹(FIL)은 부랴부랴 코스를 단축했다. FIL은 14일 남자 1인승 경기 출발점을 176m 아래쪽인 여자 선수 출발점에서 시작하기로 했고, 여자 경기는 더 아래쪽인 주니어 선수 출발점에서 이번 대회를 치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휘슬러 슬라이딩센터는 남자 출발 지점이 1374m이고 여자는 1198m였다. 루지연맹이 경기 코스를 단축한 것은 사고 이후 대부분 참가 선수들이 공포에 질렸기 때문이다.


이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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