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최대축제 라마단, 테러·경기침체로 '썰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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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정오 금요합동예배를 전후해 이집트 카이로에 위치한 알아즈하르 사원 주변에 시위를 막기위한 경찰병력이 배치돼 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15일부터 대부분 중동 이슬람권에서 한 달동안의 단식이 시작됐다. 이슬람 최대의 종교행사인 동시에 축제인 라마단 단식월이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예년에 비해 썰렁하기만 하다.

카이로의 전통시장의 손님과 매출은 예년보다 30%가량 떨어졌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15일 전했다.

칸 칼릴리, 아타바 등 전통시장 상인들은 “테러와 지속된 경기침체로 침체로 손님이 반으로 줄었다”고 주장했다.이집트화 평가절하,물가상승 등으로 장기적인 소비감소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7일 7년만의 대규모 폭탄테러가 홍해 휴양지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휴양지 등에는 치안부대가 대거 투입돼 있고 카이로 시내거리에도 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다.최대 외화수입원이자 고용부문인 관광산업이 테러로 위축되는 것을 막기위한 이집트 정부의 민감한 반응이다.

라마단 전야에 불야성을 이루던 이슬람사원 조명과 주택지와 거리의 파누스(라마단 등불)도 지난 해보다 적게 걸렸다.라마단 최대 인기상품인 파누스의 매출마저도 줄어들었다고 상인들은 불평하고 있다.여기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음식을 베푸는 거리의 ‘마이다 알라흐만(자선 테이블)’도 올 해는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라마단은 이슬람의 가장 성스러운 기간이다.하던 전쟁도 멈추는 전통이 내려올 정도다.무슬림들은 한 달 동안 해가 떠서 질 때까지 단식을 수행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로운 종교적, 영적인 생활에 집중한다.

그러나 축제를 즐길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무슬림들이 더욱 과격해질 수 있기도 하는 기간이다.이슬람 과격세력들에게는 이같은 주민의 불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에 적기인 셈이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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