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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버섯 지우니 나이 10살 거꾸로 먹더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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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호 15면

외모 관리를 위해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는 노인이 늘고 있다. [중앙포토]

젊고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싶은 건 나이가 들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세월의 흔적은 지울 수 없다. 눈과 입가엔 자글자글한 주름이 생긴다. 이마는 패고 볼 살은 처져 인상이 험악해진다. 눈꺼풀은 내려앉아 항상 졸린 듯한 눈이 된다. 피부가 칙칙해지고 일명 저승 꽃이라 불리는 검버섯이 생겨 자신감을 잃고 우울감을 준다. 이러한 외모의 변화를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 받아들였던 노년층이 변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60대 이상 노년층도 일과 취미 등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다 보니 외모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과거에는 자식이 부모를 모시고 병원을 찾는 ‘효도 성형’이 유행했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혼자 또는 어르신들끼리 성형상담을 위한 ‘화려한 외출’을 시도한다. 미소년에서 따온 ‘미중년’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더니 요즘엔 ‘미노년’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미소년,미중년 … 이젠 미노년 시대

80대 할머니도 피부과 방문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강모(61)씨는 지난달 피부과를 찾아 검버섯을 제거하고 얼굴 전체의 주름을 펴는 시술을 받았다. 강씨는 “앞으로도 10년 이상 일을 계속할 생각”이라며 “사업 파트너에게 젊고 자신감 있게 보일 필요가 있어 시술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피부과를 방문해 미백과 피부 탄력을 위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피부과와 성형외과에 혼자 또는 자녀와 함께 찾아와 젊어 보이기 위한 치료를 문의하는 노인이 늘고 있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서울 서초구)은 “나이가 들었어도 남들한테 좋은 인상을 주고 싶다는 노년층이 많다”며 “60대가 가장 많고 70대도 꽤 있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한번은 83세 환자가 ‘죽더라도 깨끗한 얼굴로 임종을 맞고 싶다’며 시술을 받은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노인층의 수요가 늘면서 이들을 위한 특수클리닉도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항노화센터다. 레이저를 이용한 주름살 치료부터 지방세포 이식이나 혈액을 분리해 혈장을 주입하는 자가혈 이식, 그리고 줄기세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술을 선보인다. 차병원 항노화전문 세포성형센터 진석인 교수는 “예전에는 주로 40, 50대 전후의 중년층이 고객이었는데 요즘엔 50대 후반에서 60대 이상도 20~30%를 차지한다”며 “부끄러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신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기미·검버섯 제거 등 간단한 치료에 머물렀다면, 점차 주름 제거와 지방 이식, 안검하수 교정술 등 적극적인 시술을 받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선 윗눈꺼풀 교정 수술 많아
어르신들이 가장 먼저 시작하는 동안 만들기는 역시 검버섯(지루각화증) 제거다. 검버섯은 색소성 피부질환으로 건강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양성 종양이다. 검버섯은 보통 레이저로 1~2회 정도 시술하면 깨끗해진다. 빛이 정상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색소만 선택적으로 파괴해 부작용이 없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다. 작은 것은 1만~2만원, 엄지손톱만큼 큰 것은 5만~10만원 정도 한다. 시술 전에 마취 연고를 바르기 때문에 통증이 적고, 시술시간도 5~10분 정도로 짧다.

성형 분야에선 처진 윗눈꺼풀을 교정하는 상안검 교정수술이 가장 흔하다. 리젠성형외과 김우정 원장(서울 강남구)은 “우리나라 60대 이상 2명 중 1명은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증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노안에다 눈꺼풀이 처져 시야까지 좁아지면 안전사고를 당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 사물을 볼 때 눈꺼풀을 자꾸 치켜 올려 이마주름이 깊어진다. 대개 쌍꺼풀 라인에 맞춰 절개를 하지만 없던 쌍꺼풀이 생겨 갑자기 인상이 바뀌는 게 부담스럽다면 눈썹 아래를 절개하기도 한다. 수술시간은 한 시간 정도. 회복은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이 걸린다. 비용은 150만~200만원 정도다.

주름살을 펴주는 시술로 보톡스와 필러주사를 맞기도 한다. 주름은 피부 진피층의 탄력을 유지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감소하면서 생긴다. 신경근육을 마비시키는 보톡스는 눈가나 이마·미간 주름을 펴는 데 쓴다. 노화와 표정이 겹쳐 깊게 파인 주름엔 보톡스와 함께 필러 시술을 한다. 필러는 인체 구성 성분과 가까운 레스틸렌을 삽입해 움푹하게 파인 곳을 채워준다. 가격은 부위당 20만~50만원이며, 시술시간은 10~30분.

나이가 들면 눈 밑 피부도 처진다. 또 안구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지방이 눈 밑으로 몰려 불룩한 지방주머니를 만든다. 이때 받는 수술이 눈밑 지방제거술이다. 피부과에선 눈꺼풀 안쪽 점막 부분을 절개해 지방을 제거한다. 노년층 피부는 탄력이 없어 지방을 너무 많이 제거하면 눈꺼풀이 내려앉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성형외과에선 시술 방법이 조금 다르다.

모습 잃지 않게 가볍게 해야
동안 만들기 시술은 장비와 수술방법의 개선으로 많이 안전해졌다. 하지만 어르신은 젊은 사람보다 시술 후 회복이 늦고 전신마취 시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되도록 안전한 방법을 택해야 한다. 가능하면 칼을 대기보다 주사나 레이저와 같이 비침습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 예컨대 탄력을 잃어 처진 볼 살과 눈·턱 밑을 팽팽하게 당기는 리프팅 시술도 요즘엔 칼을 쓰지 않고 실을 넣어 잡아당겨 고정하는 매직리프트 방식을 쓴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의료진과 상담을 할 때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과 지병을 반드시 얘기하고 충분한 상담을 받아야 한다. 수술 부위가 아물지 않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노년층의 동안 만들기는 원래의 모습을 잃지 않도록 가볍게 해야 한다.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원장은 “자칫 인상을 바꿔놓을 경우 주변사람과의 관계가 어색해질 수 있다”며 “시술 후 나타날 수 있는 얼굴 변화와 사회 복귀 기간 등을 의사에게 물어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후엔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치료 동안 집안에만 머물다 보면 운동 부족으로 근력이 약해지고, 식욕도 떨어져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

흡연은 금물. 흡연이 혈관을 축소시켜 회복을 더디게 한다. 의사의 전문성도 중요하다. 인터넷에서 의사의 경력과 전문성을 따져보고, 시술받은 사람의 의견을 참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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