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한국지사 임직원 보육원 찾아 온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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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눈이 파란 진짜 산타할아버지한테 스웨터를 선물로 받았어요. "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보육원 송죽원 원생인 이민경(8)어린이는 18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 장기 투숙 중인 외국 손님들이 준 선물을 받아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들은 "연말이지만 보육원에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끊겼다는 소식을 듣고 어린이들을 호텔에 초청했다" 고 말했다.

민경이를 비롯한 송죽원 어린이 30여명이 이들로부터 받은 선물은 패딩 점퍼.롤러스케이트 등. 특히 이들은 어린이들이 평소 갖고 싶은 선물을 미리 적어내게 한 다음 희망하는 대로 선물을 마련, 어린이들을 더욱 즐겁게 했다.

선물을 준비한 사람들은 보잉.제너럴 일렉트릭 등의 외국인 임직원들과 부인 등 1백여명. 민경이한테 선물을 준 보잉사 한국 지사장 부인 마고 존스(57)는 "선물을 받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행복하다" 며 "귀국하더라도 민경이와 연락을 계속하겠다" 고 다짐했다.

송죽원의 박하숙 총무는 "경기 한파로 평소 찾아오던 이들의 발길조차 끊겨 썰렁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었다" 며 "풀이 죽었던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돼 다행" 이라고 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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