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피플] 북자키 최재경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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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매일 1백여종씩 쏟아져 나오는 신간을 고르고 골라 네티즌에게 추천해 주는 게 제 일이죠. "

인터넷서점 크리센스(http://www.cresens.com)의 최재경(29)씨. 그는 스스로를 딱딱해 보이는 '편집장' 이란 직책보다 '북자키(BJ)' 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수많은 신간 서적을 일일이 검토해 추천작을 뽑고 서평을 직접 써 인터넷에 올리는 게 최씨의 일이다.

작가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각종 코너를 기획하는 것도 그의 몫. 게다가 테마.장르.용도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베스트셀러 목록을 수시로 바꿔줘야 하루 일이 대충 마무리되는 격무다. 그러나 일이 재미있어 못견디겠다는 표정이다.

"새로 나온 책을 누구보다 먼저 볼 수 있고, 신간이 수없이 나오니까 매일매일 새로움을 느끼며 살 수 있는 직업이거든요. "

어린 시절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꿈이었다는 최씨는 사실 등단한 소설가다. 출판사 지사장을 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문인이 되기로 결심, 대학에서도 문학을 전공했다.

지난 1995년 '상상' 가을호에 단편 '살아있는 죽은 여인' 을 실어 등단했으며, SF장편소설 '반복' 과 '사육제의 하루' 등 10여편의 작품을 썼다.

그러나 최씨에게는 대중가요 작사가.방송국 구성작가 등의 직함도 따라다닌다. 015B 2집 수록곡인 '사람들은 말하지' , 김태우의 '알려지지 않은 아라비안나이트' 등이 그의 작품이다. 방송국 구성작가로 일하면서 여러편의 시나리오를 써서 상도 받았다.

비디오 저널리즘도 배워 언젠가는 모든 매체를 다루는 '전천후 작가' 로 변신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인터넷 서점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수백명 중에서도 흔치 않을 경력을 가진 데 대해 "나중에 소설을 쓰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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