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쪄낸 떡에서 모락모락 김이 올라온다. 보기 좋게 썰어 이웃집에 나눠주고, 가족과도 함께 먹는다. 명절이면 생각나는 장면이다. 이웃집에 떡을 돌리는 모습은 이제 보기 드물다. 대신 설을 앞두고 그 맛에 변함이 없는 동네 떡집을 알아봤다. 모두 정성껏 손으로 직접 떡을 만드는 곳들이다.
맛으로 승부하는 떡집, 상평통보
위치=이촌동 현대아파트 11동 상가 111호 ▶문의=02-797-0906
신정동 예원당은 겉모양이 화려하진 않지만, 좋은 재료를 써서 수작업으로 만든 떡으로 이름이 나 있다. “처음과 같은 맛을 내야 하는 게 떡”이라는 예원당 주인 이인순(56)씨는 떡만 10년을 만들어 온 베테랑이다. 떡 맛을 결정하는 것은 손의 감각이다. 계절마다 물 배합이 달라지는데 이는 이씨의 손 감각에 좌우된다. 인기가 높은 팥 시루떡은 쌀가루를 채에 여러 번 내리고 팥은 오래 쪄서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일반 떡은 낱개 포장에 1000~1500원이며, 선물용은 1만원부터 가격대에 따라 주문이 가능하다.
위치=신정동 오목교역 6번출구에서 양천구청 방향 200m 직진, 새마을금고 건물 1층
▶문의=02-2646-2323
정성에 정성을 담은 수제 떡, 궁전떡집
“떡은 정성이다.” 이 말을 떡집을 운영하는 부모님으로부터 어릴 때부터 듣고 자랐다는 박진삼(37)씨. 그가 지난해 9월 여의도에 자신만의 떡집을 운영하며 재삼 느낀 것은 역시 ‘정성’이었다. “정성이 좀 덜한가 싶으면 이상하게 떡맛이 덜 나더군요.” 이 집의 떡은 오전 6시 쌀 불리기 부터 반죽, 속 만드는 일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물에 찹쌀가루 100%로 만드는 수제모찌는 궁전떡집의 인기메뉴다. 방부제나 이스트가 들어간 모찌와 달리 피가 얇아 쫀득하고 부드럽다. 달콤한 팥에 호두와 잣 등을 섞어 직접 만든 단자는 씹는 맛이 좋다. 모시 잎으로 만든 모시송편도 인기다. 떡을 만드는 사람들은 비법을 함부로 알려주지 않는다. 그는 아무도 알려주지않는 모시송편 속을 만들기 위해 6년이 걸렸다고 말한다. 떡은 낱개에 1000원씩고 모시송편은 3개에 2000원이다. 박씨는 한국떡류식품가공협회에서 2007년 명인명작 인기상, 2008년 특별상을 수상했다.
위치=여의도동 대교아파트 앞 대교A상가 지하 13호 ▶문의=02-785-0884
[사진설명]“곡물이 들어간 떡은 그때그때 만들어 소량으로 쪄내야 맛이 변하지 않는다”며 주문받은 떡을 포장하고 있는 상평통보 이기택·김현나 부부.
<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 사진=김진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