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식량난 여전"…방북 토니홀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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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식량난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토니 홀 미 오하이오주 하원의원(민주당)은 29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심각한 경제상황을 증언했다.

그는 1996년 이후 북한을 여섯번 방문했다.

홀 의원은 "북한 주민들이 그나마 운이 좋은 경우 나무껍질과 곡류를 섞어 만든 국수 2백g 정도로 하루를 연명한다" 면서 "어디를 가나 주민들이 겹겹이 옷을 입고 추위에 떨고 있었고 병원 등 의료시설은 더럽고 불결한 데다 페니실린 등 기초 의약품 재고가 동이 난 상태" 라고 전했다.

- 북한 상황은 그 이전과 비교해 어떤가.

"평양 이외 지역 상황은 더 나빠졌다. 굶주리는 사람이 여전히 많았고 난방이 되지 않아 건물.병원.유치원 등 어디를 가든 매우 추웠다. 점심식사 때 장갑을 끼고 싶을 정도였다."

- 방북 전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아는데 북한에 전해달라는 메시지가 있었나.

"북한 조명록(趙明祿)차수 방미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방북 이후 추진되는 변화들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것이었다. "

- 북한에 지원되는 식량이 군용으로 쓰인다는 의혹은 없었는가.

"식량을 담았던 자루가 도처에서 생활용품으로 재활용되는 것으로 보아 완벽하진 않지만 민간에 나눠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하면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오나.

"미국의 대북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 클린턴 대통령이 임기 내 방북할 가능성은.

"논의 중이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 클린턴 방북은 한반도 안보와 북한의 인도주의 문제 개선에 매우 중요하다. 귀국하면 그의 방북을 요청할 것이다."

- 북한은 인도적 차원에서의 개방 요청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

"내가 첫 방북을 했던 4년 전만 해도 내정 간섭이라고 일장훈시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진지하게 경청하는 우호적 분위기다. 그러나 얼마만큼 (개방정책을)행동으로 옮길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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