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로 임실군수 "약속 어겼다"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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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형로(64)임실군수가 쓰레기문제와 관련해 주민들에게 한 약속을 어긴 잘못을 시인하고 사퇴했다.

이군수는 지난 26일 군의회에, 27일 군 자치행정과에 사표를 제출했다. 민선 단체장이 사표를 내면 자동적으로 그만 두게 돼 임실군은 앞으로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

이군수가 물러난 것은 쓰레기 처리업체 C실업에 전주시 고사평매립장의 쓰레기들을 임실군 관촌면 신전리 일대 2만8천여평에 이전.매립토록 동의해 줬다기 들통이 났기 때문이다.

고사평엔 쓰레기 80여만t이 묻혀 있으며, 전주시가 서부 신시가지 개발을 위해 3백28억원을 들여 다른 곳으로 파내려 하고 있다.

C실업은 지난 3월부터 이 쓰레기들을 임실군 관촌면으로 옮기려 해 주민들의 반발을 샀고, 이군수는 반입을 받아주지 않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었다.

그러나 C실업은 S건설과 함께 임실군의 동의서를 첨부해 지난 24일 전주시에 고사평 쓰레기처리 입찰 신청서를 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관촌면 주민들이 26일부터 군청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고 이군수가 사직원을 제출하게 됐다.

한편 전주지검은 이군수가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내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군수가 쓰레기 이전.매립을 동의해주는 조건으로 거액을 받거나 약속받았을 가능성이 커 조사에 들어갔다" 며 "조만간 이군수와 업체 관계자들을 소환할 것이다" 고 밝혔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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