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당정쇄신론 '꺼지지 않는 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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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21일 서영훈(徐英勳)대표 주재로 긴급 모임을 열었다. 검찰 수뇌부 탄핵안 처리 와중에 당 내부에서 터져나온 당정 쇄신론을 진화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초선인 장성민(張誠珉)의원 등은 徐대표 교체론을 공식 제기했다. 당정 쇄신론은 지도부 교체론으로 구체화하면서 여러가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 선출직 최고위원 대표론=연세대 국제대학원 강연에서 張의원은 "대표 교체를 통해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 고 주장했다.

그는 "야당이 이회창체제를 확고히 한 반면 여당의 경우 책임체제가 분명하지 않아 레임덕을 자초하는 측면이 있다" 며 "선출직 최고위원을 대표로 임명, 강력한 정국 운영권을 부여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정대철(鄭大哲)최고위원도 "모든 게 꽉 막힌 상황인 만큼 새 사람이 새 방식으로 풀어가야 한다" 며 인물 교체론을 주장했으며, 5선의 조순형(趙舜衡)의원도 "지도체제 개편이 필요하다" 고 역설했다.

특히 일부 초.재선 그룹들은 곧 모임을 열고 지도부 개편론을 공론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도부 개편을 미루다간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 는 조기 개편론을 펴고 있다.

◇적전(敵前)분열 무마=최고위원 간담회는 "지금은 당정 개편을 논할 때가 아니며 이를 공론화하는 것은 야당과 대치국면에서 적전 분열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 는 결론을 내렸다.

이인제(李仁濟).김중권(金重權).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은 "지금은 국회 정상화에 힘쓸 때" 라는 입장을 정리했다.

권노갑(權魯甲)최고위원은 "현 시점에서의 당정 개편론은 자충수" 라며 "올해를 넘기고 내년 초 개각과 함께 전략적으로 단행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뒤이어 열린 고문단회의에서도 김원기(金元基)고문은 "지금은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 당이 단결해 어려움을 돌파해야 한다" 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도부의 이런 입장 정리도 당정 개편의 필요성 자체를 묵살한 것은 아니라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한 참석자는 "현 시점의 개편은 인책으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정기국회 이후로 논의 시기를 늦추자는 것" 이라고 말했다.

박승희 기자

사진=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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