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휘청'…주가 6개월만에 반토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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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만 주가지수인 자취안(加權)지수가 지난 20일 5, 000선마저 붕괴됐다. 다급해진 정부의 긴급조치로 다음날 가까스로 5, 000선을 만회하긴 했지만 경제위기설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최근 6개월간 무려 4천2백여포인트가 폭락한 주가지수는 지난 5월 취임한 천수이볜(陳水扁)총통 정부의 성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 금융공황 우려=陳총통 취임일인 지난 5월 20일 8, 807.57로 상큼하게 출발했던 주가지수는 7월 말.9월 초.10월 초 각각 8, 000.7, 000.6, 000선이 차례로 무너졌다.

5, 000선 붕괴(4, 841)는 대만 재정부가 금융위기 진입단계로 상정한 4, 500선에 근접한 수준이어서 시장의 충격이 컸다.

환율도 급등했다. 신타이비(新臺幣)는 20일 전날보다 1.64% 떨어져 달러당 32.44신타이비를 기록했다. 최근 17개월 만의 최고치다.

다급해진 대만 정부는 이날 ▶외국인 주식취득비율 상한(75%)을 없애고▶금융기관 합병을 추진하며▶하루 주가 등락폭을 하향조정(7%서 3.5%로)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6개항의 증시안정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위기 해소책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 정치 불안=사상 첫 정권 교체에 따른 후유증도 계속되고 있다. 끊임없는 정쟁과 집권 민진당의 내홍은 경제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민.친민.신당 등 야3당 연합은 총통 탄핵을 준비 중이다. 표면상으로는 헌법 위반을 이유로 들지만 51년 만에 정권을 빼앗긴 국민당의 반격이라는 분석이다.

陳총통의 섹스 스캔들 의혹 폭로는 가뜩이나 기반이 취약한 민진당 내부 분열로 치닫고 있다. 언론에 의혹을 흘린 인물로 거론된 뤼슈롄(呂秀蓮)부총통은 당 내부에서 경질론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소수정권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는 요인들이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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