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제2외국어 만점자 수두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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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電車.飛行機.地下鐵의 의미를 포괄하는 것은? ①과일 ②의류 ③탈 것 ④문구류 ⑤건물' (수능시험 일본어 6번 문항). 한자를 조금만 알면 일본어를 몰라도 정답을 찾을 수 있다.

중국어는 쉬운 정도를 넘어섰다. 3시를 나타내는 시계 그림을 제시하고 몇시인지 묻는 문제(17번)는 '兩点(2시).三点(3시).四点(4시)' 등에서 답을 찾으면 된다.

올해 처음 실시된 수능 제2외국어 시험이 지나치게 쉽게 출제돼 교사와 수험생의 웃음거리가 됐다. 대학수학능력을 측정하는 제2외국어 시험으로서는 수준 이하란 반응이다.

서울고 독일어 담당 이재윤(41)교사는 "이런 식으로 문제를 내면 학생들이 앞으로 수업을 소홀히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고 말했다.

서울 K고는 독일어 응시자 2백여명 중 1백50명 이상이 만점(40점)을 받은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박도순(朴道淳)원장은 "제2외국어는 출제 범위가 교육과정Ⅰ(초보단계)인데다 이번이 첫 시험이고 어학간 난이도를 조정하다 보니 쉬워졌다" 고 말했다.

26만8천여명의 수험생이 응시한 제2외국어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35개 대학이 인문계열을 중심으로 성적편차를 4~20점(원점수 40점)으로 줄여 반영한다. 그러나 문제가 너무 쉬워 보나마나한 시험이 돼버렸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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