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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빨간색 2층버스 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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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영국 런던시의 상징인 빨간색 2층 버스'루트매스터(사진)'가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 루트매스터는 지난 반세기 동안 런던 시민은 물론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런던을 주제로 한 그림엽서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친숙한 사진도 바로 루트매스터였다.

시 교통당국은 1950년대부터 시내 거리를 누벼온 빨간색 2층 버스를 내년 말까지 퇴출키로 결정했다. 시내의 역사유적을 탐방하는 일부 노선에서만 명맥이 유지된다. 너무 오래돼 사고위험이 큰 데다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빨간색 2층 버스는 1968년까지 모두 2876대가 제작됐다. 현재 리젠트 스트리트 등의 노선에서 250여대가 운행 중이다.

런던시는 루트매스터 대신 안전하고 비용이 덜 드는 최신형 버스로 교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29석의 1층 굴절버스와 최신형 88석짜리 2층 버스가 루트매스터(72석)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새 버스들은 출입문을 여닫는 것이 자동화돼 있고 출입구가 낮아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루트매스터 퇴출에 대한 반발도 크다.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나 LBC라디오 등은 루트매스터 살리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곤돌라가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느냐"고 항의한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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