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정치 맥집기] 민주, 차기 리더십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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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카리스마적 리더십의 시대는 지났다. 새로운 리더십이 창출돼야 한다. " (韓和甲 최고위원.미국 조지타운대 강연)

"남남갈등.대북관계를 푸는 통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李仁濟 최고위원.전남대 특강)

민주당 등 여권 차기 예상주자들이 'DJ이후의 리더십' 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韓위원은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했을 때 국무부와 경제계 인사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탁상시계를 선물했다.

DJ의 야당 총재시절 선물방식을 본뜬 韓위원은 "한국에 필요한 새 리더십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솔선수범과 봉사에 앞장서는 것' " 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평범한 보통사람의 리더십' 으로 규정한 그는 "다음 지도자가 노벨상을 수상한 김대중 대통령에 비해 왜소해 보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金대통령의 업적을 계승시킬 리더십의 등장" 이라고 주장했다.

李위원은 지난 3일 목포대 특강에서 "김정일의 영문 이니셜은 'JI' 인데 나는 'IJ' " 라고 말했다.

"金위원장의 적수가 李위원 자신임을 은근히 부각하려는 것" 이라고 여권 관계자가 분석했다.

이밖에 "시민사회 동의를 얻어내는 정치 역량" (盧武鉉 해양수산부장관), "3김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회창 총재의 권위적 리더십을 극복하는 민주적 리더십" (김근태 최고위원), "다음 대선을 과거와 미래세력의 대결로 부각할 리더십" (鄭東泳 최고위원)등 '차기 리더십론' 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당내에선 "차기 주자들의 당연한 고민" 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너무 성급하다" 는 비판도 있다.

청와대측은 차기 논의를 뒤로 미뤄놓고 있다. 韓위원측을 비롯, 대부분 주자들도 "당위성을 말한 것" 이라고 청와대의 차기 가이드 라인에 신경쓰고 있다.

그럼에도 차기 주자 중 어느 한사람이 리더십 논의에 시동을 걸면 다른 주자들도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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