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전·약자보호 … 노조가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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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박준수 LG전자 노조위원장이 28일 경북 경주시 대명콘도에서 열린 ‘노조의 사회적책임(SR) 헌장 선포식’에서 실천을 다짐하는 서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LG전자 노동조합이 28일 ‘사회적 책임(SR·Social Responsibility) 헌장’을 선포했다. 경북 경주의 대명콘도에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네 가지 행동지침을 대외적으로 밝히는 행사를 연 것. 내용을 보면 LG전자 노조는 앞으로 ▶생태계 보호를 위한 친환경 활동에 동참하고 ▶사회적 약자 보호와 국제공동체 공헌에 나서며 ▶노조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 윤리·투명 경영을 촉진하고 ▶업무현장의 혁신을 주도하기로 했다. 박준수 노조위원장은 “LG전자를 신뢰하고 성원해 준 고객의 사랑이 없었다면 오늘의 LG전자 노조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보답하고 기업시민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노조의 역할과 사명을 새롭게 정립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도 ‘사회적 책임 경영(CSR)’ 바람이 불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 노조가 사회적 책임을 본격적으로 표방하고 나선 건 처음이다.

노조는 이에 따라 환경·사회·경제 부문의 실행계획을 마련했다. 환경 분야에선 온실가스 감축과 생태계 보전을 위해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하고 나무 심기 행사 등을 벌이기로 했다. 사회 분야에선 노조원 삶의 질과 역량 향상, 협력회사와의 공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해소 사업 등을 펼친다. 또 현장 경영자로서 노조원의 역할을 강화하고 회사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촉진한다는 게 경제 분야 실행계획이다.

행사에 나온 남용 부회장은 ‘동지’라는 말에 힘을 줬다. 그는 “노조의 사회적 책임 헌장 선포는 회사가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세계 정상에 오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가슴이 뿌듯하다. 회사가 발전하려면 노사가 함께 가고 그런 차원에서 나도 노조원 속으로 녹아들어 가겠다”며 ‘동지론’을 폈다. 박 위원장은 “헌장을 만든 것은 창조적인 방법으로 어려운 이들을 도우려는 노력을 해 온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산업계에서 노사화합 모범사례로 꼽혀 왔다. 노조 간부와 회사 경영진이 주기적으로 해외 시찰에 동행해 해외 업계동향에 관한 공감대를 쌓아 왔다. 지난해 9월에는 스웨덴에서 노사 대표 회의를 열고 생산성 향상과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담은 새로운 노조 활동에 합의하기도 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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