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M 결산] AECF 2000 채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폐막에 맞춰 채택된 AECF(Asia-Europe Cooperation Framework)2000은 향후 ASEM의 비전과 목표 등을 제시한 기본 헌장으로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과 더불어 서울 ASEM의 결정체로 평가된다.

또 의장 성명서는 제4차 ASEM을 2002년 덴마크에서 개최키로 하는 등 세 차례의 정상회의 논의 결과를 담고 있다.

◇ 원칙 제시한 AECF 2000〓향후 10년간 ASEM의 비전.원칙.목표.운영체제 등을 제시한 'AECF 2000' 은 양 지역 및 역내(域內) 회원국이 선언적 수준을 벗어나 실질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우선 ASEM의 목표는 ▶정치.안보 대화 강화▶경제협력 증진▶사회.문화 등 여타 분야에서의 교류증대다.

회원국간 평등과 호혜에 기초, 개방적이고 점진적인 비공식 과정을 거치나, 제도화는 지양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삼았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정치대화 강화는 프랑스 등 유럽측의 강력한 요구에 따른 것" 이라며 "ASEM이 단순한 '친목모임' 의 성격을 탈피해 국제사회의 예민한 문제들까지 적극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ASEM의 비전은 ▶유엔 헌장의 원칙과 목적 준수▶민주주의.인권.평등.법치주의.정의 존중▶환경.빈곤퇴치.교육.문화유산.투자 등 범세계적 문제 대처 등으로 정리됐다.

이와 관련,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 일부 회원국들은 "인권.민주주의가 ASEM의 비전이 되려면 '내정불간섭 원칙' 도 포함돼야 한다" 며 반발했으나 정치대화의 원칙에 "회원국의 국내 문제에 대해 직.간접적 간섭을 해서는 안된다" 는 문장을 포함시키는 것으로 조정이 이뤄졌다.

신규 회원국 가입과 관련해서는 ▶ASEM에 대한 기여 가능성 고려▶2단계 가입 절차▶정상들의 최종 가입 결정 등 5개 기준이 제시됐다.

ASEM 가입을 희망해 온 인도.파키스탄.호주.뉴질랜드 등 20여개국의 신규 가입 문제가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아직까지 가입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은 없으나 희망할 경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비회원국의 ASEM 협력사업을 전 회원국의 동의를 전제로 허용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협력사업 참여도 가능해졌다.

◇ 회의결과 담은 의장성명서〓정상들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고,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의 기반을 제공한 이 회담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의미에서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 선언' 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정상들은 사회.문화 분야에서 다양한 인적 교류를 통해 양 지역간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는 한편 사회개발과 평생교육을 포함한 인적자원 개발 및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마약.돈세탁.테러리즘 등 범세계적 사안에 공동 대처해 나가기로 약속하고, 에너지와 환경 문제가 ASEM 회원국들에 공통의 과제라는 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정상들은 정보.통신 기술분야에서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하면서 국가 내 또는 국가간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을 가속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정상들은 'AECF 2000' 과 16개 협력사업을 채택 및 승인하고 2002년 제4차 회의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키로 했다.

이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