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김기태·김한수 침묵에 삼성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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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프로야구 삼성 김기태.김한수의 'K-K' 포가 긴 잠에 빠졌다.

팀내 5, 6번을 치는 두 선수다.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에서 주전으로 뛸 만큼 기량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물방망이' 신세로 전락했다. 네경기 동안 김기태는 14타수 2안타(0.143)에 불과하다. 삼진은 다섯개나 당했고 병살도 한번 있다.

급기야 지난 19일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마지막 타석에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김한수는 더 부진하다. 14타수 1안타(0.071). 외야로 날아간 타구가 단 두 차례뿐, 대부분 내야를 벗어나지 못할 만큼 허덕이고 있다.

둘은 시즌 막판부터 급격한 타격 하락세를 보여 왔다. 시즌 마지막 다섯경기에서 김기태는 0.158, 김한수는 0.214에 그쳤다. 별다른 휴식없이 계속된 강행군에 방망이의 날카로움이 무뎌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김기태의 부진은 삼성으로서는 뼈아프다. 앞선 타자 이승엽.프랑코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찬스를 계속 만들어주고 있으나 김기태가 공격의 맥을 끊고 있다.

김은 또한 팀내 주장이자 맏형으로 후배들을 독려해야 할 입장인데 계속된 김의 타격 부진이 다른 선수에게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김은 "좋은 플레이를 펼치겠다는 마음이 지나치게 앞선 탓" 이라고 말했다.

김한수는 전체적인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배트 스피드는 눈에 띄게 뚝 떨어졌고 중심 이동이 앞쪽으로 빨리 이뤄지면서 안정감이 없어졌다. 지난해 3할4푼의 고공비행을 할 때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둘이 회복하지 못한다면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물건너간 것이나 다름없다.

김용희 감독은 "잠시 슬럼프에 빠져 있지만 팀의 주축인 만큼 계속 기용하겠다. 어느 한순간 타격 감각을 찾으면 제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리라 본다" 며 변치 않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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