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과학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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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사건사고 속에도 과학 상식이 곳곳에 숨어있다. 아이티 지진사건과 최근 우리 나라를 강타한 폭설도 모두 과학원리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다. 집에서도 조금만 준비하면 재미있는 실험으로 과학을 공부할 수 있다. 아이넷스쿨 김대희 과학강사(중등)가 생활 속에서 과학실험보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생활 속 현상을 과학학습과 연계해

“자신의 호기심을 하나씩 채워나가는 것이 ‘진짜 공부’의 첫걸음이죠.” 김 강사는 생활 속에서 느끼는 과학 궁금증을 학습과 연계할 것을 강조했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과학원리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TV나 신문에서 아이티 지진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 지구과학 관련도서를 찾아보고, 염화칼슘으로 인한 환경오염 뉴스가 등장하면 화학 원리와 연결해 생각해보는 식이다.

그는 “단순히 교과서의 개념만 찾아보고 그치는 방법도 효과가 적다”며 “궁금증이 생기면 학년별 교과서에서 배우는 내용과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원리를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찾아본 지식은 기억에 오래 남아 고학년이 되었을 때도 매우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교과서에 없는 다양한 현상도 관찰

과학실험은 이러한 호기심을 채워주는 좋은 도구다. 직접 실험을 해보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정보를 배울 수 있고, 실험을 마친 뒤엔 해당 과학원리에 대한 자신감도 상승한다. 서울경기지역의 과학교사들이 개설한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www.tes.or.kr)’에는 학년별 수준에 맞춘 재미있는 과학실험이 많다.

김 강사는 “집에서 스스로 해보는 과학실험이 학교나 학원에서 수동적으로 하는 실험에 비해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 제한 없이 변인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못을 활용해 철의 부식실험을 할 때, 학교나 학원은 시간과 장소의 제한 때문에 기본실험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집에서는 기본실험 외에도 온도와 산소같은 기타 요소를 조작해 무수하게 많은 새로운 실험을 시도할 수 있다. “못을 랩으로 씌워 산소를 차단하거나, 온도를 섭씨50도로 올려 부식 정도의 차이를 관찰할 수 있죠. 습기를 통제해서 관찰할 수도 있고요.”

애초 목표했던 실험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관계없다. 심화학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 예상과 다르게 나온 결과를 확인한 뒤 실험 과정 중 어떤 부분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다시한번 꼼꼼하게 따져본다.

김 강사는 “과학실험을 반복하다보면 독립변인과 종속변인 통제에 대한 감각이 생기게 된다”며 “이 감각은 과학과목의 기초를 탄탄하게 만들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능력”이라고 말했다.

나만의 과학실험보고서 만들기

집에서 과학실험을 할 땐 나만의 과학실험보고서를 작성해봄직 하다. 자칫 딴 방향으로 흐를 수 있는 실험의 방향을 바르게 유지해주는 효과가 있다. 보고서가 쌓이면 최근 학교교육이 중요시하는 자기주도학습 결과물이 된다. 노트 한권을 준비해 맨 위쪽에 생활속에서 느낀 궁금증을 적고, 이와 관련된 과학현상을 찾아 제목을 정한다. 다음 교과서와 인터넷, 또는 시중의 과학교재를 활용해 실험할 내용과 목표를 적는다. 준비물을 구해 과정대로 실험한 결과와 느낌을 적으면 완성이다. 실험과정에 따른 변화를 그림으로 그리거나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붙이면 남부럽지 않는 보고서가 탄생한다.

김강사는 “대부분 학생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물리도 실험을 통해 쉽게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며 “화학과 관련된 실험은 화재 같은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사전에 부모님과 상의해 함께 진행하라”고 조언했다.

[사진설명]김대희 강사는 “우리 주위의 ‘눈(雪)’ 하나만 가지고도 화학의 원리 들을 다양하게 실험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

집에서 만들어보는 과학실험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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