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국제자동차대회 취소 '망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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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남도가 올해 처음 연 창원 국제자동차 경주대회(대회명 인터텍 인 코리아)를 내년에는 취소키로 해 국제 망신을 사고 있다.

도는 지난 8월7일부터 7일 동안 창원서 개최한 '인터텍 인 코리아' 대회를 내년에는 열지 않고 제3국에서 열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국제적으로 신뢰도를 잃게됐다.

경남도는 자동차경주대회에 대한 도민들의 불만을 의식해 대회개최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 경주장 인근 주민들은 대회 직전인 지난 7월 말 소음공해를 이유로 행사취소를 요구했으며 시민단체들도 낭비성 행사라며 반발했었다.

창원시 두대동.중앙동.반송동.반림동 등 주민들은 "경주 때 소음이 주거지역 소음 환경기준치의 두배 가까이 된다" 며 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야간대회를 위해 7억원을 들여 조명탑을 세우고 2억원어치의 불꽃놀이를 벌이는 것은 낭비성 행사라는 창원 YMCA 등 시민단체의 적도 있었다. 저조한 참가율도 행사 취소에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도 있다.

올해 첫 대회는 외국 36대.국내 99대 등 모두 1백35대가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참가한 자동차는 외국 17대.국내 61대 등 78대에 그쳤다.

참가의사를 밝힌 일본.중국.태국.말레이시아 등 해외 4개국 중 태국이 불참했다. 국내 1백50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던 모형 자동차 경기(RC 카 레이스)는 후원업체가 없어 취소됐다.

행사에 동원된 공무원들의 불만과 행사비용을 후원할 기업체를 구하기가 어려워 대회를 취소했다는 지적도 있다.

경남도는 공무원 2백여 명을 전국 15개 광역자치단체에 출장을 보내 홍보활동을 벌이거나 행사 보조요원으로 동원시켜 불만을 샀다. 이 같은 불만은 경남도 공무원직장협의회를 통해 구체적으로 불거졌다.

지난해 11월 열린 F-3 자동차 대회 때는 경비 마련을 위해 창원지역 30여 개 업체로부터 30억원의 후원금을 거둬 기업체들의 반발을 샀다.

경남도 이정균(李正均)체육청소년과장은 " '인터텍 인 코리아' 대회는 올해만 창원에서 열고 내년 개최지는 못박지 않았기 때문에 제3국 개최에 아무 문제가 없다" 며 "다음달 열리는 F-3 자동차 대회는 정상적으로 개최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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