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피플] 컴퓨터 자격증만 11개인 김춘영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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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가난을 극복하고 컴퓨터학원장.대학생.컴퓨터자격증시험 사이버 강사의 1인3역을 당차게 해 내고 있는 17세 소녀가 있다.

영진닷컴(http://www.youngjin.com)의 사이버 컴퓨터강사 김춘영(17.대구가톨릭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씨. 그는 경북 영천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김춘영 컴퓨터학원' 과 '세현컴퓨터영천대리점' 을 부모와 함께 운영하는 '사장님' 이기도 하다.

김씨는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쳤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1997년 슈퍼마켓을 경영하던 아버지가 사기를 당해 집안이 기우뚱했다.

중학교 진학을 포기한 김씨는 혼자 공부를 시작했고, 두달만인 4월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8월엔 고졸 검정고시에도 붙었다. 이어 11월에는 수능시험에 응시, 대구 가톨릭대 종교학과에 15세때 최연소로 단번에 합격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컴퓨터에 빠졌어요. 대학도 컴퓨터공학과에 가고 싶었으나 수능 준비기간이 너무 짧아 일단 들어간 후 1년만에 과를 옮겼어요. "

대학 입학 후에는 틈틈이 자격증 공부까지 겸해 지금은 워드프로세서 1.2.3급, 정보처리기능사, 정보기기운용기능사, 컴퓨터활용능력 2급, 인터넷정보검색사 1.2급 등 컴퓨터관련 자격증만 11개를 갖고 있다.

그는 "어차피 하는 공부인데 목표를 세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다" 고 말했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자격증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런 자신의 경험을 살려 학원을 차려 워드프로세서.컴퓨터활용능력.정보처리산업기사 등의 강좌를 학생들에게 직접 1대1로 가르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영진닷컴 수험서게시판 명예답변자(워드프로세서 및 컴퓨터활용능력 시험분야)로 선발돼 한달간 3백50여건의 답변을 하는 등 컴퓨터자격증 시험 사이버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김씨의 홈페이지(http://choonyoung.com.ne.kr)에는 자신에게 장학금을 기증한 사람들의 이름

과 직위가 꼼꼼히 기록돼 있다.

"어른이 돼서라도 잊지 않고 언젠가는 은혜를 갚겠다는 뜻" 이라고 김씨는 말한다.

가톨릭동정녀모임이 기탁한 1백70만원은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의 치료비로 기증하기도 했다.

컴퓨터전공을 살려 프로그래밍언어론.자료구조론 등 컴퓨터 과목의 중요한 리포트도 홈페이지에 올려 많은 사람들이 내용을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김씨는 "올해 어머니(전옥순.41세)도 경주대 관광학부에 합격해 모녀가 함께 대학을 다니고 있는 등 경사가 겹쳤다" 며 "내가 아는 지식을 부지런히 널리 퍼뜨리는 것이 고마운 분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 이라며 웃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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