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머니 초대석] 크레디리요네증권 제임스 워커 중개부문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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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한국 증시는 현재 바닥권이며, 내년 1분기에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본다."

2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프랑스계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의 한국투자포럼 '메이드 인 코리아' 를 주관한 제임스 워커 CLSA 중개부문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올들어 한국 증시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긍정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한국 증시의 약세는 구조 개혁 정책에 대한 의구심과 미국으로의 자금역류에 따른 일시적 현상" 이라며 "정부의 구조조정과 기업의 투명성 제고 노력을 통해 신뢰를 얻으면 외국인 투자가 다시 늘 것" 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올들어 한국 증시 사정이 특히 나쁜데 원인을 무엇으로 보나.

"아시아 시장의 약세는 지난해 호황을 누렸던 기술주들이 올들어 밀리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전세계적으로 자금이 미국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아시아로의 유입은 별로 없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 증시의 하락은 정부의 구조 개혁 정책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하지만 오늘 이근영 금감위원장도 밝혔듯 한국 정부가 여전히 강한 개혁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곧 바닥을 벗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 삼성전자 등 한국의 대표 기술주들에 대해 외국 투자자들의 견해는.

"삼성전자의 지속적 약세는 주로 D램 가격의 하락세에 기인한다. 이는 세계적인 PC수요 감소 때문이며 한국의 핵심 기술주들의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은 아니다."

- 한국 증시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외국인들은 꾸준히 주식을 사들였는데.

"동북아 경제에서 한국은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한국 증시의 약세는 일시적 현상이며 장기 약세를 보이리라고 생각지 않는다. 외국 투자자들은 긍정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 향후 한국 증시 전망은.

"지금이 바닥권이라고 본다. 그러나 당장 급격한 반등을 예상하기는 어렵고, 내년 1분기 정도에 반등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우량주들의 저평가는 한국시장 자체의 위험이 높다는 점과 금융시장 리스크가 높고 기업 투명성이 낮다는 점도 원인이 되고 있다. 정부가 이를 해소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면 아시아 나머지 국가와 무관하게 상승이 가능할 것이다."

- 외국인의 한국 증시 투자를 늘리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다국적 기업들은 한국 경제에 관심이 높으므로 투자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직접 투자에는 개별적인 협상이 중요하며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있어야 한다. 또 대주주들의 기업 경영 투명성 제고도 대단히 중요하다."

- 외국인 투자자들이 실제로 한국을 떠나고 있나.

"연기금이나 뮤추얼펀드 등 대규모 장기투자 자금들은 별다른 동요가 없다. 요즘 급격하게 빠지는 자금이 있다면 이는 헤지펀드 등에 한정된 것이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일시에 빠져나간다는 식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영국 출생의 호주인인 워커 대표는 금융담당 기자와 슈로더.노무라 등 투자기관 임원을 거쳐 지난 8월 CLSA의 중개부문 대표에 올랐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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