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레슬링] 북한 선수들 부상투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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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시드니 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의 성적이 예전만 못하다.

그러나 그들의 정신력은 여전히 투철하다.

북한 레슬링 54㎏급에 출전한 강영균은 24일 큰 부상 속에서도 경기 포기없이 끝내 승리를 거두고 준준결승에 오르는 투혼을 보였다.

4조에 편성된 강은 첫 경기에서 루마니아의 마리안 산두에게 7 - 8로 아깝게 패했다.

이번 대회는 3명으로 구성된 한조에서 1위 1명만 준준결승에 진출한다.

다음 상대는 러시아의 강호 알렉세이 체프소프. 여기서도 지면 탈락한다.

강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 먼저 3점을 따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1라운드 2분쯤 상대의 공격을 피하다가 매트로 떨어졌다.

강은 얼굴이 온통 하얗게 질렸고 오른쪽 갈비뼈를 부여잡으며 데굴데굴 굴렀다.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고 매트로 뛰어 올라온 의사는 경기 포기를 권유했으나 강은 계속하겠다고 우겼다.

강은 부상 속에서도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리드를 잃지 않았다.

경기중 의사가 한번 더 매트에 올라와 미심쩍은 듯 "괜찮으냐" 고 물어보았으나 강은 "물론" 이라고 대답했다.

강은 체프소프를 끝내 10 - 5로 꺾었다.

강은 나머지 2명과 1승1패로 동률을 이뤘으나 두경기 합산 17점을 따내 16점에 그친 산두와 체프소프를 다득점 순에서 따돌리고 준준결승에 올랐다.

1994년 이탈리아 군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북한의 영웅이 된 강은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심권호와 접전을 벌이다 연장 끝에 4 - 5로 패한 바 있는 북한 레슬링의 강자다.

시드니 올림픽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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