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회담 뭘 다루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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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제주서 열릴 사상 첫 남북한 국방장관회담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회담은 무엇보다도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첫 출발이란 점에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 의제와 전망=북측은 지난 13일 판문점 군사정전위를 통해 김일철(金鎰喆)인민무력부장 명의의 서신에서 "신의주~서울간 철도연결, 개성~문산간 도로개설과 관련한 군사적 문제들이 논의될 수 있을 것" 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번 회담에선 경의선 문제에만 한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14일 우리측이 "전반적인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 등도 논의하자" 고 제의했으나 북측은 17일 보내온 답신에서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볼 때 첫 회담의 의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시적인 성과물도 경의선 지뢰제거 작업과정에서의 양측 군부대 협조방안 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18일 "북한 군부가 한꺼번에 보따리를 모두 풀어놓을 수는 없을 것" 이라며 "우리도 역사적인 첫 만남이라는 점을 인식, 신축적으로 대응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측은 이번 회담에서 장관회담의 정례화, 실무 당국자간 협의체인 군사위원회 설치 등 군당국자간 접촉채널 유지 등은 반드시 성사시킨다는 복안이다.

◇ 대표단.방한경로=북측 대표단에 포함되는 군인사의 비중은 향후 남북 군사관계 진전속도를 예측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북측은 오는 20일께 남측 대표단의 명단을 통보받은 후 회담직전 대표단 명단을 알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방위원회 산하에 총정치국.보위사령부.인민무력부.총참모부가 수평적인 관계에 있는 군부체계상 이들 기관에서 골고루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군당국은 송이 전달차 서울에 들른 박재경(朴在慶.67.대장)총정치국 부총국장.군사외교 담당 여춘석(呂春石.70.상장)인민무력부 부부장과 지영춘(중장)총정치국 부국장 등의 참여를 점치고 있다.

우리측 대표로는 趙장관 외에 김희상(金熙相.육군중장)국방대총장.김종환(金鍾煥.육군중장)국방부 정책보좌관.김국헌(金國憲.육군준장)국방부 군비통제관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편 북측 대표단은 군용기보다는 고려항공기(IL-62)로 서해상을 가로질러 추자도 북서 공해상에서 꺾어지는 'ㄷ' 자 항로를 이용, 제주공항에 도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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