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관전평]미드필드 공격적 운용 주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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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포지션 변화가 맞아떨어진 한판이었다.

지난 스페인전에서 붕괴되다시피 했던 미드필드진을 공격적으로 운용, 허리부터 압박 플레이를 펼친 게 승리의 주 요인이었다.

미드필드가 수비에 치중했던 지난 경기와는 달리 박지성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워 빠른 공수전환을 유도했고, 이천수도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시켜 장점인 측면돌파를 살릴 수 있게 했다.

돌파력이 뛰어난 이천수는 상대 수비의 마크가 심한 스트라이커보다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활용도가 더 높다는게 드러났다.

박지성.김상식.김도균 등이 미드필드에서 치밀한 압박을 하다 보니 상대방의 실책이 많았고 수비수들도 시간적 여유를 갖고 상대 공격수보다 한발 앞서 위치 선정을 할 수 있었다.

수비에서는 노련한 강철이 중앙 수비를 맡으면서 후배 수비수들을 잘 리드했다.

또 수비수 상호간 커버플레이가 원활해 중앙 침투를 쉽게 허용치 않았고 수비 제공권 장악으로 측면 센터링도 무력화했다.

공격에서는 제공권이 좋은 이동국.김된?카드를 내세운 게 주효했다.

단신의 모로코 수비수들은 이들의 활약으로 뒤로 물러났고 이로써 공격의 행동반경이 더욱 넓어졌다.

그러나 선제골을 허용, 흥분해 있던 모로코를 맞아 좀더 차분하게 플레이를 했다면 다득점이 가능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칠레전에서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강박관념보다는 미드필드부터 장악해 간다는 생각으로 플레이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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