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북한 유도 계순희, 동메달에 그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북한 여자 유도 간판 계순희가 올림픽 2체급 우승에 실패했다.

1996애틀랜타 올림픽 유도 48㎏급에서 일본의 다무라 료코를 제압하고 우승한 계는 17일 시드니 달링하버 전시장에서 벌어진 여자 52㎏급 준결승에서 베르데치아(쿠바)에 1-2로 판정패했다.

계는 패자 결승에서 루마니아의 디네아를 한판으로 제압하고 동메달에 그쳤다.

대한유도회 올림픽 전력 평가에서 우승후보로 꼽혔고 준결승 판정패도 석연찮은 구석이 있었으나 계는 48㎏ 시절처럼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계는 96년 당시 17세의 어린 나이였지만 남자들과 맞먹는 힘과 튼튼한 하체를 바탕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일본의 최고 스타 다무라는 이리저리 계순희를 당겨봤지만 꿈쩍도 하지 앉자 섣불리 공격하다가 되치기에 무너졌다.

그러나 4년이 지나 체급을 올리고 전문체육단이 아닌 대학(3학년)에 진학하면서 과거처럼 강력한 위용은 없었다.

예전보다 얼굴에 살이 붙었고 머리도 조금 길렀다.

계는 경기중 앞머리를 쓸어 넘기는등 예전보다 집중력이 떨어져 보였다.

1997년 세계선수권 3연패를 노리던 조민선은 경기중 옆머리를 다듬다 상대 급습에 한판패를 당

한 바 있다.

계는 체급 조정 후 아시안게임과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지만 A급 대회에서는 우승이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계는 5경기중 3경기에서 한판승했으나 4경기에서 상대에게 득점을 허용했다.

계는 동메달을 획득한 후 선수 대기실에 앉아서 "심판 판정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이 나온다" 고 말했다.

계순희는 4년전 다무라를 두고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고 했다.

현재 계순희도 완벽하지는 않다.

시드니올림픽 특별취재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