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하자" 기업들 신사옥 이전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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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연초부터 잇따라 본사를 옮기거나 이전을 준비하며 재도약의 나래를 준비하고 있다. 유독 올해는 이사를 준비하는 기업이 많아 더욱 눈에 띈다. 흩어져 있는 사업조직을 모아 업무효율을 높이고 장기적인 경영계획에 맞춰 재도약의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서울 삼성동 경암빌딩에 입주해있는 올림푸스한국은 오는 3월 새 사옥 입주를 앞두고 정신이 없다. 마무리 공사에 접어든 새 사옥은 지하철 2호선 선릉역 인근의 선릉공원이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400여명의 직원이 12층과 6층 2개동을 쓰게 된다. 특히 외국계 기업이 직접 직접 땅을 매입해 사옥을 마련한 건 이례적이라 안팎으로 주목받고 있다. 새 사옥은 LG아트센터처럼 지하에 300석 규모의 전용아트홀을 만들어 유명 클래식 공연 등을 유치하고 사옥 로비에 갤러리를 만들어 '문화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또한 1층에 자사 제품을 볼 수 있는 전시장을 만들고 '트레이닝 센터'라는 의료기기 제품 전시장도 만들 예정이다. 이 회사 홍보팀 이용석 대리는 "올해가 한국 법인 설립 10주년인데 이에 맞춰 신사옥으로 이전하는 것"이라면서 "사옥을 짓는다는 건 그만큼 한국에서의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교원그룹도 다음 달 20일 전후로 본사를 이전한다. 본사로 쓰고 있는 서울 관훈동 구몬빌딩에 입주한 홍보팀, 경영관리팀 등 관리부서들이 먼저 을지로 내외빌딩으로 모이게 된다. 교원그룹은 지난 2008년 1360억원을 주고 이 빌딩을 인수했다. 원래 이 빌딩엔 웅진코웨이가 입주해 있었다. 기존 구몬학습 일부 조직과 인사동 태화빌딩에 입주해 있는 학습개발 등의 연구인력 등은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그룹 관계자는 "현재 새 사옥 입주 준비에 여념이 없다"면서 "이전을 계기로 그룹이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웅진그룹의 계열사들도 본사 이전을 최근 완료하고 새 마음가짐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해 연말 서울 서소문동 중앙일보 사옥으로 이전했다. 또 웅진케미칼은 15일 공덕동 본사를 떠나 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계열사인 극동건설·웅진식품 등이 입주해 있는 을지로 극동빌딩으로 입주하게 된다. 웅진케미칼은 23층과 7층을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웅진그룹 창립 30주년을 맞는 올해, 계열사 식구들이 모여있는 충무로 사옥에서 새롭게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 역시 3월부터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다음 달 말쯤 연지동에 위치한 (구)삼성카드 사옥으로 본사를 옮긴다. 현대그룹은 지난 2008년 11월 이 사옥을 매입했다. 현대증권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들을 연지동 사옥으로 이전시켜 결속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동국제강 역시 신사옥 건립이 마무리되는 오는 8월쯤 을지로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이재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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