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성 각료가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영국 언론들은 일제히 동료 정치인들의 모함과 시기가 그를 몰아낸 것이라고 성토했다.
토니 블레어 내각의 모 몰럼(50)정무장관은 4일 내년에 치러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으며 이후 정치활동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몰럼 장관은 이날 "활동적으로 일할 수 있을 때 다른 일들을 해보고 싶은 것뿐이다" 며 애써 은퇴 의미를 축소했지만 언론에선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1997년 북아일랜드 장관직에 임명됐을 때부터 최근까지 노동당 핵심 정치인과 참모들이 블레어 총리에게 보고서 등을 제출하며 그녀를 헐뜯어 왔기 때문이다.
그녀는 98년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블레어 총리보다 더 많은 박수를 받았고, 최근 가디언지 여론조사에서 가장 인기있는 각료로 뽑히는 등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동료 각료들은 "품위가 없다" "구체적 정책 입안능력이 부족하다" 고 험담을 했다.
블레어 총리의 핵심 참모들도 "총리 위상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인물" 이라고 총리에게 여러차례 보고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남성 위주의 정치문화와 국민 의사보다 최고 권력자의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정치풍토에 몰럼 장관이 희생됐다" 고 논평했다.
이상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