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온라인 대주주간 마찰로 청산될 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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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위성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미래온라인이 1, 2대 주주인 미래산업(사장 정문술)과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장관의 갈등으로 청산될 위기에 처했다가 양측의 극적인 합의로 되살아났다.

미래온라인은 4일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사의 '해산결의건' 을 부결하고, 裵전장관은 미래산업에 주식 20만주를 액면가의 1.5배내외에 양도키로 했다고 밝혔다.

미래온라인은 지난 3월 미래산업의 자회사로 설립된 자본금 37억원 규모의 위성인터넷업체로 미래산업이 64%, 裵전장관이 33%, 미래온라인 임직원이 3%의 지분을 갖고 있다.

회사가 청산을 검토하게 된 것은 裵전장관과 회사측의 갈등 때문.

미래온라인은 설립 당시 裵전장관을 사장으로 영입하면서 전체 지분의 14%인 10만주를, 지난 5월15일 裵전장관이 회장으로 승진할 때 14만주(약 19%)를 액면가(5천원)에 제공했다.

그러나 미래산업은 裵전장관의 회장 승진을 전후해 "裵전장관이 다른 벤처기업의 회장으로 취임하고 회사에 잘 나오지 않는 등 '기대 이하' 의 활동을 한다" 며 불만을 표시했다.

미래온라인 관계자는 "裵전장관은 주식을 받으면서 회사에 전념하기로 약속했으나 자리를 자주 비우는 등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裵전장관은 "외부 강연과 활동이 많은 것은 인정하지만 재임기간 중 주요 업체와의 제휴를 성사시키는 등 회장직을 충실히 수행했다" 면서 "만약 내가 불성실하게 회사 활동을 했다면 회사가 지금처럼 잘 굴러가겠느냐" 고 반문했다.

이런 가운데 미래온라인은 7월초 이사회에서 裵전장관을 퇴진시켰다.

이후 裵전장관 보유 주식의 인수가격을 두고 양측은 협상을 벌여왔으며, 어려운 회사 상황과 외부의 따가운 여론을 의식한 양측이 원만한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裵전장관은 "주주간의 문제로 회사 문을 닫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어서 개인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소액주주를 위해 합의했다" 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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