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6·15선언 국제공인' 유엔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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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유엔 방문은 남북 정상회담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단일 국제회의로는 가장 많은 1백63개국 정상이 모인다. 이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6.15공동선언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얻어낼 계획이다.

이미 오키나와(沖繩) 주요8개국(G8)정상회의에서 한반도 특별성명을 채택한 데 이어 10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11월 '아세안+3' ,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까지 국제적 틀을 짜겠다는 게 金대통령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유엔에서 남북이 협력외교를 개막하게 된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유엔은 1970년대 비동맹세력의 등장 이후 남북이 치열한 대결외교를 펼친 곳. 이곳에서 이제 남북 협력외교의 성과로 총회 의장의 지지성명이 나올 예정이다.

또 金대통령과 북한의 형식상 국가원수인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회담을 한다. 金위원장은 미국을 방문하는 북한의 최고위 인사인데다 국제 무대에서 이뤄지는 남북한 최고위급 접촉이다.

유엔 정상회의의 주제는 '평화.안전 및 군축' 이다. 유엔 창설 이후 계속돼온 국제 냉전체제가 한반도에서마저 끝난다는 데서 국제사회는 의미를 찾고 있다. 金대통령은 이같은 의미를 '평화와 도약의 한반도 시대' 라는 정상회의 기조연설에 담는다.

이같은 주제의 연장으로 金대통령은 4자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남북이 합의하고, 미국과 중국이 보장하는 방식' 이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의 개별정상회담에서 6.15공동선언을 설명한 뒤 이같은 구상을 설득한다는 것.

또 金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역점을 두는 것은 한.미관계다. 4일 국무회의에서도 金대통령은 "한.미관계를 튼튼히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 지적했다.

특히 남북관계의 급속한 진전과 관련, 미국 내 지도층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를 위해 金대통령은 키신저 전 국무장관.페리 전 국방장관 등 미국의 한국 관련 주요인사 7백명 정도가 참석한 가운데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연설하고, 월포비츠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캔터 전 국무부차관.갈루치 전 북한핵담당대사와 그레그.릴리 전 주한대사 등 한반도 전문가도 만난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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