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 HDTV 시대 스타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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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화가 점화됐다. 31일 SBS를 시작으로 KBS1과 MBC가 다음달 3일 각각 디지털 방송을 시험 서비스한다.

일단 방송 3사들은 UHF 채널을 통해 기존의 아날로그 프로그램을 디지털용으로 전환해 방송한다.

MBC는 채널 14, KBS1은 15, SBS는 16을 배정받았다. KBS2와 EBS는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물론 현재의 아날로그 방송도 함께 송출한다.

디지털 방송을 즐기려면 당연히 고가의 디지털 수상기를 구입해야 한다. 또 UHF 안테나를 따로 장만해야 한다.

단독주택에선 UHF 안테나를 TV에 연결하면 그만이지만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공청(共聽)시설을 갖춰야 큰 불편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방송 3사는 관악산에 디지털 송출시설을 갖춰놓고 있으며 내년에는 남산 등에 별도의 시설을 추가할 계획이다.

SBS 안경환 부장은 "디지털 수상기를 구입해도 방송 초기에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생길 수 있다" 며 "정보통신부에 수신 개선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방송사들은 고화질.고음질을 구현한 HDTV 전용 프로그램을 맛보기 형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SBS는 31일 오전 11시에 강원도 산골에서 문명과 떨어져 사는 사람들을 그린 '오지의 사람들' 을, 다음달 1일 밤 11시10분엔 영화 '솔저' 를 HDTV용으로 제작 방영한다.

이후 매주 금요일 심야에 한국의 풍경을 담은 자연다큐를 한 시간 정도 내보낼 예정이다.

KBS1은 아날로그 정규 방송이 끝나는 오전 11시대와 새벽 1시대에 매일 30분씩 HD 시간대를 별도로 편성했다.

서울.동강.남도 등의 산천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방송한다. MBC도 드라마.축구중계.자연다큐 등 일부 프로그램에서 HDTV의 가능성을 시험한다.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화는 내년 수도권 본방송, 2003년 광역시, 2005년 시.군을 거쳐 2010년에 완료될 예정이다. 디지털 TV 수상기 보급은 현재 5만대 미만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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