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home&] 졸졸졸 시냇물 소리 거실에서 듣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21면

인테리어·가습기로 효과 만점, 물 흐르는 벽

벽천(壁泉), 즉 물이 흐르는 벽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분수의 일종인 벽천은 벽을 타고 물이 흐르는 조형물로 그동안 일부 공공기관이나 상업시설에서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공기 정화, 습기 보충 등 여러 기능적인 장점과 인테리어 조형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최근에는 일반 가정집에서도 환영받고 있다.

글=송지혜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가로 120㎝, 세로 210㎝ 크기의 벽천이 설치된 거실. 시냇가 옆 정자를 보는 듯 편안한 느낌이 든다. 인테리어 전문업체인 디스퀘어 전시장(서울 강남구 논현동).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벽천 분수가 처음 등장한 것은 4~5년 전이다. 그리고 최근 2~3년 사이 가정집에서의 설치 요청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 한가족 벽천 분수의 장형창 마케팅팀장은 “하나에 보통 100만원이 넘는 고가지만 벽천 분수를 설치하기 원하는 가정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벽천 분수의 인기 요인은 다양한 기능에 있다. 업체에서 말하는 벽천 분수의 기능은 ‘유해물질 흡착 및 공기 정화’ ‘자연 가습 효과’ ‘물소리가 주는 정서 안정 효과’ 등 크게 세 가지다. 흐르는 물에 미세먼지를 비롯한 가정 내 유해물질이 흡착되면서 공기 정화 효과를 낸다고 한다. 인테리어 업체인 디스퀘어의 범승규 수석 디자이너는 “잔잔히 흐르는 물은 겨울철 건조한 실내 공간에서 가습기 역할을 한다”며 “아토피나 건조한 피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넓은 벽 전체에서 물이 흐르기 때문에 일반 실내 분수보다도 가습 효과가 크다고 한다. 또한 자연스럽게 물이 흐르는 모습과 소리로 인해 마치 자연 속에 있는 것 같은 안정감도 준다고 한다. 기존 벽면을 이용하기 때문에 실내 연못 등과 다르게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고, 실내 인테리어 조형물로서의 기능이 탁월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가족 벽천 분수 측은 “예술성과 기능성을 함께 갖춘 고품격 아트 월”이라고 말했다.

가정집에 벽천 분수를 들여놓을 때 생길 수 있는 궁금증을 모아봤다. 성광아트센터, 한가족 벽천 분수, 디스퀘어 등 관련업체 세 곳의 도움을 받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급수·배수 시설 따로 설치할 필요 없어

-설치 가능한 실내 크기에 제한이 있나.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크기를 골라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간이 넓으면 한쪽 벽면 전체를 이용할 수 있고, 좁으면 작게 만들어 스탠드형 에어컨처럼 벽 앞에 세울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에서는 가로·세로 1m×1m나 50㎝×2m 크기의 제품을 많이 선호한다.”

-제작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

“맞춤 제작의 경우 주문에서 제작까지 7~10일 정도 소요된다. 80~90% 완성돼 있는 규격품도 3~7일 정도 소요된다. 한쪽 벽면을 차지하는 정도의 큰 벽천 분수를 설치할 때는 자동 급수·배수 장치를 시공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걸린다. 급수·배수 장치를 설치하지 않으면 설치 시간은 2~3시간으로 줄어든다.”

가로·세로 1m 크기로 만들 때 100만원

-급수·배수 시설이 없는 분수는 어떻게 유지되나.

“가정에서 흔히 필요로 하는 1㎡ 내외의 벽천 분수는 급수·배수 시설이 없어도 작동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크기가 작아서 배수는 물의 자연 증발로, 급수는 가끔 물을 직접 부어주는 것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끔 화분에 물을 준다는 생각으로 오며 가며 한 바가지씩 물을 부어주면 충분하다. 실제로도 가정에 설치하는 2㎡ 안팎의 제품에는 급수·배수 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집 안 어느 공간에 설치하면 좋은가.

“현관에서 거실까지 이어지는 넓은 벽면이 큰 벽천 분수를 설치하기에 적합한 공간이다. 또 거실의 TV 받침대 옆, 방과 방 사이 벽 부분에도 많이 설치한다.”

-비용은 얼마나 예상해야 하나.

“일반적으로 1㎡ 기준 100만~120만원 선이다. 업체에 따라 크기가 커질수록 금액이 저렴해지기도 한다. 급수·배수 장치를 설치하려면 추가 요금이 필요한데, 이 금액은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주로 사용되는 재료는.

“화강석 계열의 대리석, 유리·금속 계열 소재가 많이 쓰인다. 대리석을 쓰는 경우가 가장 흔한데 이는 유리에 비해 가공할 수 있는 폭이 더 넓기 때문이다.”

한달 내내 켜 두어도 형광등 하나 전기료

-물소리가 너무 시끄럽거나 물이 밖으로 튀는 등의 문제는 없나.

“소리가 거슬릴 때는 물소리를 조절하거나 분수 자체를 아예 잠시 꺼둘 수 있다. 다른 전자기기처럼 스위치로 다양한 작동을 할 수 있어 끄고 켜는 것은 물론 물소리도 무음에서 계곡물 소리 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다. 업체마다 물결판(물이 흐르는 부분) 홈의 깊이·폭·각도 등에 대한 기술을 연구하기 때문에 물이 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딱딱한 대리석을 주로 사용하는 만큼, 집 안에 어린아이가 있다면 평소 주의시킬 필요가 있다.”

-청소는 얼마나 자주 하면 되나.

“두 달에 한 번 정도 하면 적당하다. 물의 위생이 걱정될 때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미생물 억제제 약품을 한 번씩 넣어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평균 전력 소비는.

“아파트에 많이 설치하는 1㎡ 내외 벽천 분수의 전력 소비는 50w다. 한 달 내내 켜둔다고 가정했을 때, 형광등 하나를 사용한 것과 비슷한 전기료가 나온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