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란치 IOC 위원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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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80.스페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내년 위원장 퇴임을 앞두고 24일(한국시간) AP통신과 지난 20년을 회고하는 인터뷰를 가졌다.

1980년 모스크바 총회에서 킬러닌(아일랜드)경으로부터 권좌를 이어 받은 그는 내년 7월 16일 21년 만에 자리를 넘겨주게 된다. 역대 두번째로 장수한 위원장이다.

최고 기록은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프랑스.1896~1925년)초대 위원장으로 29년 동안 재임했다.

사마란치는 "지난 세월은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자랑스러운 나날이었다" 며 임기 동안 IOC가 재정 면에서 세계적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점을 강조했다.

80년 당시 파산 상태에 가까웠던 IOC 재정은 4년간 수입이 35억달러, 올림픽 공식 스폰서료가 5천만달러에 이를 만큼 좋아졌고 2008년 여름올림픽 유치에 10개 도시가 뛰어들 만큼 올림픽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로 변신했다.

사마란치는 프랑코 독재정권에서 체육차관으로서 협력했던 과거 행적과 상업화.프로화로 인한 올림픽 정신의 훼손, IOC 부패 등 자신의 과오에 대해서는 적절히 해명했다.

그러나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끝으로 물러나지 않았던 것을 '유일한 실수' 로 꼽았다.

사마란치는 "그때 물러났어야 했다" 며 "위원장으로서 올림픽 1백주년인 애틀랜타 대회 개막을 선언하고픈 욕심이 앞섰다" 고 토로했다.

그는 초미의 관심사인 후계 구도와 관련, "끝까지 간섭하지 않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며 중립을 천명했다.

사마란치는 퇴임 후 고향인 바르셀로나에서 여생을 보내며 회고록을 완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로잔(스위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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