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중소기업인 모임 팔기회 '해체 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부도 중소기업인 모임인 팔기회가 설립 8년 만에 '부도' 위기에 몰렸다.

사무실 임대.전화료 등을 제때 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최근 서울 강남 논현동 사무실을 비웠다.

팔기회는 1992년 7월 당시 건실한 중소기업을 이끌던 한 중소기업인이 일시적인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자 부도 중소기업의 재기를 돕자는 취지로 만든 모임이다.

부도 중소기업인은 물론 학계.법조계 인사 등 3백여명이 이 모임에 참여해 부도수표 방지법 개정 추진, 부도기업 생산활동 지원, 부도낸 경영진 가족 돌보기 등과 같은 활동을 벌여 경영난을 겪는 영세 중소기업인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팔기회를 이끌어온 남재우 회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나전모방마저 쓰러지고 최근 자발적 후원비가 잘 걷히지 않아 운영난에 부닥쳤다.

윤한기 팔기회 사무국장은 "부도난 기업들이 회생한 뒤 내는 약간의 후원금으로 그동안 사무실을 꾸려왔다" 며 "시민연대와 제휴해 팔기회의 향후 방향을 결정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팔기회는 사무실은 비웠지만 서울 종로구 인의동의 한 중소기업 사무실에 전화를 두고 연락 업무(02-546-7878.3673-4685)는 계속하고 있다.

고윤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