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 현대증권 회장 방북길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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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은 8일 소떼 방북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와 채권은행단의 퇴진 압력에 대해 "현대증권을 맡아 소임을 다할 뿐이지 다른 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고 말했다.

李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 퇴진 의사가 없다는 말인가.

"(경영인의 거취는)주주총회 등 절차와 일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 상식적으로 판단해 달라. 지금은 큰 방향.큰 그림.큰 바둑을 생각할 때다. 현대의 모든 문제의 핵심에 내가 있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매도 당하고 있는 것 같다. 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한 일들이다."

- 현대투신의 외자유치는 잘 되고 있나.

"현대투신의 매각을 추진하고, 현대생명도 정상화한 뒤 관심있는 기업에 경영권까지 넘기는 등 주력 업체를 제외하고는 모두 매각하게 될 것이다."

- 개각 전 경제팀과 불화설이 있었는데. 새 경제팀과의 관계는 어떤가.

"새 경제팀은 한국경제 발전에 일익을 담당한 훌륭한 분들로 알고 있다. 그전 경제팀과는 이견이 있었지만 그분들도 국가 경제에 주춧돌을 놓은 훌륭한 분들이다."

- 개각 이후 정부와 채권단의 요구가 달라질 것이라고 보는가.

"그룹 일은 구조조정본부에서 하고 있다."

- 이번에 왜 방북하나.

"지난 6월 방북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청을 받았다. 이미 합의한 금강산 경제특구 등과 관련한 내용에 사인하러 가는 것이며 모든 일이 잘 매듭지어질 것이다. (현대 사태가 복잡하지만)현재 남북관계 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나. 현대는 지금 외자유치 문제가 가장 중요해 그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북사업에서 10억달러 이상의 외자유치가 이뤄질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 정주영(鄭周永)전 명예회장의 근황은 어떤가.

"최근 한달 이상 뵌 적이 없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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